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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책 읽어 주는 아이 책비' - 책은 읽기보다 듣기가 좋다

 

동화 '책 읽어 주는 아이 책비'

 

 

 

역적 모함을 받은 권대감은 귀향을 가고 가문은 풍비박산이 났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권대감의 딸 이량은 권대감의 은혜를 받았던 최서쾌(서적 중개상)의 도움으로 책 읽어 주는 아이 책비가 된다.

처음엔 책비가 무엇인지 몰랐으나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책비라는 것을 깨닫고 장안에 으뜸 가는 책비가 되고자 결심한다.

책을 읽어 주기 위해 책을 보게 된 이량은 책 속 인물들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우연히 자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홍대감 집에 들어가게 되고 홍대감의 어린 자식 윤에게 책을 읽어 주며 복수의 기회를 노리던 이량은 마침 기회가 왔지만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홍대감 집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훗날 홍대감 집이 몰락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어린 윤을 걱정한다. 이량은 청아한 목소리로 책을 일어 주는 책비로 이름을 알리게 되고 중전의 부름을 받아 중전의 책비로 궁에 들어 가게 되었다.

 

 

책은 읽기보다 듣기가 좋다

이량이 모진 목숨을 이어 가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택한 '책비'는 책을 읽어 주는 직업이다.

주로 양반집 부인들이나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야기 위주의 책을 읽어 주고 돈을 받거나 책을 그대로 베끼는 일을 하기도 했다.

 

 

 

이량처럼 글을 잘 알고 청아한 목소리를 가진 책비는 듣는 이의 발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희노애락의 감정을 실어 구성지게 읽다가 듣는 이가 눈물을 흘리게 되면 책비는 '짠보'라는 별칭을 얻게 되는데 한 번 눈물을 흘리게 하면 솔 짠보, 두 번 울리면 매화 짠보, 다섯 번 울리면 난초 짠보라 불리게 되고 책비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목숨은 하늘이 주지만 살아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라는 말처럼 이량은 난초 짠보가 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한 때는 양반 집 자식이었던 자신을 잊지 못해 삶의 끈을 놓으려 했지만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 중에 쓸모 없는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이량에게 용기를 주었다. 

무릇 책비란 이야기에 자신의 욕심을 덧 입히지 않고 이야기 그대로를 살려야 한다는 수현 오라버니의 말대로 이량은 마음을 담아 책을 읽어 주는 진정성 있는 책비가 되고자 한다.

 

 

동화로 보는 세상

아이들에게 언제 까지 책을 읽어 주어야 할까?

글을 알면 저 혼자 책을 읽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책은 아이가 싫다고 할 때까지 읽어 주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들이 직접 글을 읽고 내용을 상상하는 것 보다는 들으며 상상만 하는 것이 훨씬 감정이입이 잘 되어 독서를 통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잠시 책을 읽어 준 이후로 책 읽기는 스스로의 몫이라 여겼는데 책비를 보니 남이 읽어 주는 책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진다. 

눈이 침침한 노모를 위해 돋보기를 낀 늙은 아들이 삼국지를 구성지게 읽던 드라마 풍경이 정감있는 장면으로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