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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실수일까? 고의일까? - 영수증의 품목 확인은 필수

 

큰 마트는 한참 가야하니 급하고 작은 건 집 앞 작은 수퍼를 이용하게 된다.

 

 

모자 사이인듯한 두 분이 교대로 자리를 지키는데 가격이야 큰 마트와 비교할 수 없지만 친절하고 늦은 시간까지 열려 있어 동네 사람들에겐 아주 요긴한 수퍼이다.

버스 정류장과 가깝다 보니 퇴근길 주부들은 두부나 콩나물을 사는 경우가 종종 보이고 아이들과 아빠들은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많이들 사 간다.

 

 

영수증의 품목 확인은 필수

지난 여름쯤 아이스크림이 반값에 판매되고 있어 몇 개 고르고 물과 우유, 그리고 두부를 샀다. 그런데 알려준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나온것 같아 영수증에 품목을 찍어 달라고 했다.

결제를 마치고 영수증을 보며 나오는데 사지 않은 참치 통조림이 찍혀 있어 얼른 돌아가 산 것을 보여주며 참치 통조림 가격이 더 결제되었음을 알려 주었더니 계산하던 분이 앞서 사 가신 분의 품목이 지워지지 않고 추가 된 것 같다며 취소하고 다시 결제를 해 주었다.

 

<사진 출처 : 영남일보>

 

그리고 어제, 밀가루와 요구르트, 두부를 골라 계산대로 갔다. 내 앞에 모기약을 사신 분이 계산을 끝내자 내가 고른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 놓았다.

바코드가 찍히는 소리와 함께 합계 8,750원이라는 금액을 알려 주었다.'어? 뭐가 이렇게 많이 나오지?' 비슴듬히 주인을 향하고 있어 잘 안보이는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쭉 내미니 품목에 모기향 3,500원이 찍혀 있어 이건 내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먼저 아저씨가 산 품목인데 지워지지 않았네." 라며  주인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모기향 3,500원을 삭제하였고 나는 꼼꼼히 나머지 품목들을 살펴 보고 결제를 하였다.

 

 

실수일까? 고의일까?

이 수퍼는 영수증을 달라는 고객도 별로 없고 영수증을 주어도 총합계만 달랑 나와 있어 품목이 두 개 이상이면 무엇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가계부 기재를 위해 품목별 가격이 필요한 나는 '품목이 나오게 출력해 주세요.' 라는 말을 매번 하면서 번거로운 고객으로 비춰질까 눈치가 보였다. 

하지만 같은 일을 두 번 겪고 나니 수퍼 주인에게 쏠리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

단품을 산 앞사람의 품목이 다수품목을 사는 뒷사람에게 추가되는 똑같은 상황이 그냥 실수였는지 아니면 고의였는지 ... 의심을 하게 되는 이유는 두 번의 반복적인 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통 이런 경우 당황해 하거나 미안해하며 정정을 해 주는게 맞는것 같은데 담담하게 처리해 주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당혹스럽다.

찜찜한 마음이긴 하지만 게을러서 먼 마트까지 갈 수는 없고 이사를 가지 않는 한 가끔 수퍼를 이용해야만 한다. 수퍼 주인의 실수가 맞다고 인정하고 주인도 실수할 수 있으니 앞으로는 내가 더 꼼꼼히 영수증을 챙기고 살펴보는게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