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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소스코드' - 현실세계와 8분의 평행세계

 

영화 '소스코드'

 

 

 

군인의 신분으로 비행 도중 추락한 콜터 대위는 시카고행 기차 안에서 선잠을 깨듯 일어나 낯선 환경에 처해 있는 자신을 보며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여기는 어디며 나는 누구인지.... 그 순간 그가 탄 기차는 폭발하고 만다.

얼마 뒤 그를 깨우는 소리는 모니터 속 굿윈, 그녀는 모니터를 통해 콜터가 기차 폭발을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알려 주고 콜터는 블랙홀로 빠지듯 사라졌다가 기차 안에서 다시 정신을 차린다.

 

 

 

기차가 폭발하기 전과 같은 상황에 놓이자 그는 본능적으로 기차 폭발을 막을 방법을 모색하지만 결국 기차는 두번째 폭발을 하고 콜터는 다시 모니터 속 굿윈 앞에 놓여 있다.

 

 

 

'나는 죽은 것인가요 아니면 살아있는 것인가요?' 콜터의 물음에 러틀리지 박사는 자신이 양자학을 이용한 소스코드를 개발했고 콜터는 소스코드를 통해 평행세계에 들어가 있으며 콜터의 임무가 기차폭발 저지라는 것을 알려 준다.

 

 

 

단, 평행세계에는 단 8분만 존재할 수 있으니 그 사이에 콜터는 기차 폭발을 막아야 한다. 

 

 

현실세계와 8분의 평행세계

'군인 대 군인으로 묻습니다. 나는 죽었나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이지만 아직 뇌가 죽지 않은 그는 여전히 국가를 위해 가상의 세계에서 목숨을 건다. 그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이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는 한 그는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더욱 괴로운 것은 사라지지 않은 기억이다. 현실세계의 기억도 가상 세계의 기억도 모두 가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소스코드는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재배치 하는 것이지'

양자학을 이용해 인간의 뇌에 남아 있는 잔상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소스코드' 를 개발한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성과와 성공에만 가치를 부여하고 죽은이의 완벽한 죽음에는 관심이 없다.

 

 

 

'세상은...생지옥이야. 다시 세상을 건설해야 해. 그럴러면 먼저 폐허로 만들어야 해.'

혼돈 속에 빠진 지옥 같은 세상을 없애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파괴가 필요하다는 극단주의자의 말에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피해의식과 함께 이기적인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괴물이 아닌가 싶다.

 

 

 

'그를 이젠 놔줘야 해요.'

콜터와 대화를 하며 그가 기차 폭발 범인을 찾게끔 도와주는 굿윈은 같은 군인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연민의 감정을 갖게 된다. 어쩌면 영원히 죽지 않고 소스코드 속 평행세계를 헤맬지 모르는 콜터에게 영원한 안식인 죽음을 주는 게 맞는지 그녀는 고민스럽다.

 

 

 

과학의 발달과 인간존엄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 등이 곧 실현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해 이제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 먼저 공개 되었던 많은 상상 속 과학들이 속속들이 실현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과학이나 의술의 발달로 기대하는 것은 존엄한 생명의 건강한 유지이지만 영화 속 콜터 대위처럼 다수를 살리는 대의 명분하에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소모성 생명으로 전락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우려가 된다.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사는 것도 내 의지이고 죽는 것도 내 의지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는 것이 인간 존엄의 기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