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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위대한 승부' - 행복한 천재를 위하여

 

영화 '위대한 승부'

 

 

 

서양장기라고도 불리는 체스는 동양의 장기나 바둑처럼 제한된 평면 위에서 두 패로 나뉘어 상대 진영의 왕을 잡는 전쟁같은 게임이다.

고전 영화에서는 귀족들의 고급스런 여가로 현대 영화에서는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친목 도모를 위한  게임정도로만 보여졌었다. 하지만 체스는 바둑이나 장기처럼 명석한 두뇌, 현명한 판단,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한 지능 게임이다.

 

 

 

엄마 손을 잡고 공원을 지나던 조시는 거리에서 체스를 두는 장면을 보고는 흥미를 느낀다.

조시의 엄마는 도박성을 보이는 어른들의 체스 게임이 조시에게 좋지 않을것 같아 손을 잡아 끌지만 집에 와서도 조시는 낮에 보았던 체스판을 잊지 못한다.

 

 

 

우연히 조시의 아빠는 아들의 천재성을 눈치 채고 예전 체스계의 거물 판돌피니를 찾아가 조시의 체스 수업을 제안하고 몇 가지 조건과 함께 판돌피니는 조시에게 체스를 가르치기 시작 한다.

조시가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며 각종 대회를 휩쓸지만 한편으로 조시는 게임에 패할까 불안해 한다. 

 

 

 

때마침 조시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체스 신동이 나타나자 조시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이것을 보는 아버지는 조바심이 났다. 

조시의 엄마는 어른들의 압박으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조시를 공원으로 데려가 조시만의 방법으로 체스를 두도록 하였고 조시는 자신감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라이벌과의 결승전, 숨막히는 접전이 이어지며 막바지에 다다른 체스판에서 조시는 상대방에게 무승부를 제안한다.  

 

 

행복한 천재를 위하여

조시의 천재성을 알아 본 어른들은 모두 조시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잣대를 들이대며 참고 따라 올것을 요구한다.

아버지는 어느 새 지는 게임을 용납하지 못하고 다그치고 판돌피니 선생님은 자신의 수비위주의 체스 게임방식만 무조건 따라 줄 것을 강요한다. 게다가 벌점 노트를 만들어 조시의 일거수 일투족을 제지하고 간섭한다.

 

 

 

공원에서 만난 체스 도박꾼은 즉흥적이며 공격적인 게임방식만 가르쳐 줄 뿐이다. 조시가 원하는 것은 아빠와 함께 재밌게 즐기며 체스를 하고 싶을 뿐인데 말이다.

초보와의 체스게임에서 7수만에 패하고 나오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시를 앉혀 놓고 아빠는 어이없는 게임을 했다며 다그치자 조시는 질까봐 두려웠다고 말한다. 지는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아빠가 멀어질까봐 두려웠다고 말한다. 

 

 

 

"아빠, 왜 그렇게 멀리 계세요?"  

그제서야 빗 속에 아이를 두고 두어발 멀찌기 떨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다가가 조시를 안아 준다. 

 

 

 

조시에게는 체스 게임의 승리보다는 아빠와 엄마의 사랑이 아직 더 필요한 어린아이에 불과함을 늦게나마 어른들이 알아채서 다행이다.

 

 

 

가끔 여러 방면의 천재성을 가진 아이들이 '신동'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고 이목을 집중시킨다. 

부모는 부러워 하는 시선들을 즐기며 행복할 지 모르지만 아이는 세상의 이목에 일희일비하는 부모를 보면서 스스로 더 이상 행복한 천재가 아님을 느기게 된다. 시간이 흘러 신동이 일반인으로 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아이가 천재라면 '자랑거리가 되는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되기 보다 아이가 자랑스러워하는 부모가 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