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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 - 대나무 숲에서 태어난 달나라 공주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

 

 

 

세계는 넓은듯하지만 또한 좁게 느껴지기도 하는것은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문화나 문물등에 있어 공통점이 찾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나라들끼리 비슷한 정서가 깃든 구전들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백제의 문화를 이어 받은 일본이 그러하고 중국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가 그러하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가 14년만에 만든 '가구야 공주 이야기'는 감독을 아는 많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몽환적 정서가 진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가구야 공주는 아이가 없는 노부부가 대나무 숲에 있는 죽순 속에서 얻은 여자 아이이다.

엄지 손가락만한 가구야는 안데르센의 엄지공주 이야기를 연상시키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아버지는 가구야를 곱게 키워 훌륭한 사람에게 시집보내는게 자신의 임무라 생각하고 시골집을 떠나 도시로 간다.

 

 

 

가구야의 외모와 재능은 장안의 내노라는 가문의 자제들이 앞다퉈 청혼을 하게 만들지만 가구야는 마음이 가지 않지만 아버지의 뜻을 거역치 못해 혼란스럽다.

 

 

 

보름달이 뜨던 날 밤, 가구야는 자신이 달빛을 타고 이곳에 왔으며 자연과 함께 살다가 다시 달빛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운명임을 알게 된다.

 

 

대나무 숲에서 태어난 달나라 공주

아버지를 따라 도시에 왔지만 가구야는 시골 숲 속 마을을 잊지 못해 괴로워 하고 한 마을에 살던 스테마루와의 짧은 사랑에 가슴이 아프다.

 

 

 

스테마루도 그녀와의 이별을 직감하며 괴롭지만 붙잡지 못한다.

스테마루와 가구야의 사랑 이야기는  날개 옷을 훔친 나뭇꾼과 선녀 이야기와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연상 시킨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정서적으로 공감대 형성이 비교적 쉽다.

그동안 보았던 애니메이션은 선이 뚜렷하고 색감이 진한 그림들이었는데 '가구야 공주 이야기'는 색감이 옅은 수채화와 수묵화를 연출해 동양의 신비감을 몽환적으로 그렸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표정이나 행동들은 더 없이 디테일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가장 놀랍던 장면은 대나무 숲 사이로 걸어가는 등장 인물의 얼굴과 몸에 대나무 숲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장면이었다.

뛰어 가는 얼굴 위의 그림자를 어찌나 생동감 있게 그렸는지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감성을 자극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이야기에 눈을 자극하지 않는 동양적 색채감의 그림들이 정말 딱 들어맞는 아름다운 애니메니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