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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Book

마크 뷰캐넌의 사회적원자 - 인간은 합리적 동물인가?

 

인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얼마 전 TV에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라는 제목만큼 내용도 놀라웠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산불, 지진 심지어 동물의 움직임과 모래쌓기에서도 일련의 규칙적인 법칙이 존재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이는 자연현상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의 사건사고와 주식시작의 등락에서도 해당 법칙은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사례 및 실험 그리고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었다. 특히 인간사회에서의 전쟁 및 희생자 수, 도시의 성장, 삼국지의 인물관계에서도 이러한 규칙이 적용됨을 통계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SBS스페셜>

 

이러한 현상을 패턴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때 나타나는 규칙은 멱함수의 법칙이었다. 또한 큰 사건이 일어날 환경 즉 패턴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자기조직화라는 용어로 표현하였다. 다큐멘터리에서 인용한 멱함수의 현상을 물리학 이론으로 설명한 이가 마크 뷰캐넌이라는 작가였으며 그의 저서가 다큐멘터리 제목과 같은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였다.

도서관에서 마크 뷰캐넌의 책을 찾다가 눈에 띈 한권이 오늘 소개할  『사회적원자』라는 책이다. 이 책은 그의 세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적원자이다

원자는 현대과학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100여종의 원자가 어떻게 덩어리를 형성하는가에 따라 온갖 성질의 물질이 만들어진다. 바꿔 말하면 모든 물체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이다.

원자라는 아이디어를 엉뚱하게도 사람과 사회에 적용하자는 마크 뷰캐넌의 주장이 담긴 책이 바로 사회적 원자이다.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을 이해하는 물리학의 방법으로 사람으로 구성된 사회를 이해한다면 사람은 사회적 원자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면 자연현상에서 중요한 원자라는 아이디어가 과연 사람이 사는 세상에도 통할 수 있을까? 결론은 사회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물리학의 법칙이 사람이 사는 세상에도 같은 맥락(책에서는 패턴이라 함)에서 적용된다고 여기며 이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사회적 원자로서 인간의 특성을 많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중에 특히 인상적인 실험결과가 있다.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인간의 오류는 원래 본능이라는 점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생과 미시간 대학생에게 하였다.

공과 방망이 가격의 합이 1.1달러이고 방망이가 공보다 1달러 더 비쌀 때, 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 단순한 질문에 프린스턴 대학생의 50%와 미시간 대학생의 56%가 충분한 시간을 주었지만 틀린 답을 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똑같은 질문을 주위 사람들에게 해봤는데 대부분이 틀린 답을 하였다. 답은 방망이 가격이 1달러가 아니다.

 

인간은 합리적 동물인가?

위 결과에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인간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음이 보여준다. 의외로 인간은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 물론 책에서는 위 사례 말고도 여러 사례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린다.

그 이유는 현대인의 뇌 속에는 석기시대의 마음이 존재하며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할 때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보다는 본능적인 행동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간의 여러 행동들을 예측할 수 있으며 사회적 원자로서 인간 행동의 패턴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책에서 주장하는 전체적인 내용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사회적 원자라는 자연의 일부로 단순화 패턴화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알고 있던 인간에 대한 인식이 얼마든지 틀릴 수도 있다는 혁명적인 주장에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사진출처 : SBS스페셜>

 

저자인 마크 뷰케넌은 1993년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비선형 동역학 등의 연구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로서 현재는 이론 물리학을 연구하며 과학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2000년에 발표한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외에 『넥서스』, 『사회적 원자』, 최근작인 『내일의 경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