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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쉐일린 우들리의 '안녕, 헤이즐' - 남겨진 시간동안 충분히 행복했어

 

쉐일린 우들리의 '안녕, 헤이즐'

 

 

 

시한부 삶을 사는 연인들의 이야기, 암에 걸린 사람들의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첫 눈에 호감을 느끼며 사랑에 빠져드는데 아름답고 안타까운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잔잔히 가슴에 스며든다.

 

 

 

폐가 좋지 않아 휴대용 산소통을 끌고 다니는 헤이즐은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지루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모임에서 천진난만한 미소를 가진 어거스터스와 마주친다.

 

 

 

서로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던 이들은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어 간다. 알고보니 어거스터스는 암의 부작용으로 다리 한쪽을 절단한 상태였고 그의 친구 이삭은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서로를 향한 두근거림에 어제와 다른 오늘이 시작되었고 그것은 사랑이 분명했다.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이 만나고 싶어하는 네덜란드 작가를 만나기 위해 암스텔담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면서 남들처럼 행복한 연인임을 숨기지 않았다.

 

 

 

 

때로는 설레임으로 때로는 벅차 오르는 기쁨으로 서로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어거스터스의 병세가 악화되고 둘의 이별은 어느새 코 앞에 다가와 있음을 직감했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행복하고 즐거운 이별 연습을 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내는것보다 남겨진 시간동안 더 행복해지는게 자신을 위하고 서로를 위한 길이란걸 알기 때문이다.

 

 

남겨진 시간동안 충분히 행복했어

시한부 환자인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는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을 맺지만 이 영화는 메세지는 떠난 자에 대한 미련이나 애잔함 혹은 죄책감이 아니다.

어거스터스를 먼저 떠나 보낸 헤이즐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불행에 가슴 아파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행복을 찾아서 행복해 지라고 말한다. 어거스터스와 자신처럼 말이다.

이 말은 현재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 또는 환자를 돌보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영화 속에서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삶에 대해 가슴에 와 닿는 많은 말을 하지만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을 돌보는 엄마를 보며

"암으로 죽어가는 것 보다 더 힘든건 자식이 암으로 죽어가는걸 보는 것이야." 라고 했던 말이다.

 

 

 

 

부모의 입장이 되니 얼굴 한 번 못 펴고 딸 곁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이 마른 몸매 만큼이나 아슬아슬해 보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헤이즐을 떠나 보내고 저 엄마는 어찌 살까. 행복을 찾고 행복해 지라는 헤이즐의 말을 헤이즐의 엄마도 들었으면 좋겠다.

 

 

 

 

시크한 너무나 시크한 서양적인 감성은 간혹 동양적인 나의 감성과 차이가 많이 있어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모습이 좀 더 눈물샘을 자극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행복한 삶과 행복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숙제를 준 의미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