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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피터 프란젠, 이리나 비요크룬드의 영화 '침묵의 사선' - 전쟁이 끝나도 영원한 내 사랑

 

피터 프란젠, 이리나 비요크룬드의 영화 '침묵의 사선'

 

 

 

핀란드판 '태극기 휘날리며'라고나 할까? 남주인공이 소총을 난사하며 적군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희생당한 동생의 복수를 위해 살상을 위한 전쟁을 하던 장동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핀란드 군인 페르콜라, 그는 희생된 연인의 소식을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자신을 자책하며 점점 변모해 가는 그의 표정에서 전쟁의 피해와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이다.

 

 

 

러시아군과 대치중인 핀란드 군에서 정찰대 임무를 맡은 페르콜라는 사선을 넘어 그를 찾아 온 약혼녀 카리나와 극적인 재회를 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작전 수행을 위해 떠나야하는 페르콜라와 러시아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생포된 것으로 추측되는 카리나의 운명은 참혹한 전쟁 속에서 몸부림치게 된다.

 

 

 

 

카리나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가운데 페르콜라의 소대는 적진으로 향한다. 유일한 행복은 약혼녀 카리나를 떠 올리는것.

그녀의 소식을 접하지 못한 페르콜라는 그녀의 안전에 노파심이 들지만 당장 뛰어가 지켜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다가 그녀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페르콜라는 괴로움을 표현할 길 없어 마음의 상처가 깊어만 간다.

 

 

전쟁이 끝나도 영원한 내 사랑

처음 등장할때만 해도 페르콜라는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에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다. 온화한 표정에 융통성을 가졌던 그가 점점 화가 커지면서 폭발 직전의 화산을 연상케 했다.

인지상정이라고 그의 분노에 공감하는 것은 당연했다.

지켜주지 못한 약혼녀, 그녀와 이별을 하게 만든 전쟁, 이 모든것들이 페르콜라에게 엄청난 심적 갈등을 주고 있음을 그의 표정에서 알 수가 있을만큼 그는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듯 보였다.

 

 

 

소대원들을 하나 둘 잃어가며 드디어 작전을 완수한 페르콜라는 베이스캠프에서 발걸음이 얼어 붙었다. 죽은 줄 알았던 약혼녀 카리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표정에서 그녀가 약혼자 앞에 서기까지 얼마만큼 힘들었을지 읽혀진다. 입을 떼지도 못하고 그저 바라보다 먼저 돌아서는 카리나, 잠 든 그녀을 안고서 그녀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읽는다.

 

 

 

 

핀란드의 울창한 자작나무 숲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부대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 '침묵의 사선'은 전쟁터의 참혹함을 견뎌내야만 하는 여린 두 연인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여운을 남기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