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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울리히 뮤흐의 영화 '타인의 삶' - 내 삶을 버리고 지켜 주고 싶었던 타인 삶

 

울리히 뮤흐의 영화 '타인의 삶'

 

 

 

동그란 두 눈이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상대를 응시한다.

사람의 속을 꿰뚫을 듯한 강렬한 시선엔 한치의 흔들림이 없고 버티던 상대는 원하는 답을 내뱉기 시작한다.  한 번도 내 직감은 틀린적이 없었지.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

 

 

 

 

동독의 비밀경찰 버즐리, 그는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될 만한 인물들을 색출하고 감시하는 일을 한다. 처음 그들을 보았을 때부터 위험(?)을 감지한 것은 오랜 경험과 타고난 본능에 의한 판단이었다.

역시나 윗 선으로부터 그들을 감시하라는  통보를 받자 버즐리는 다시 한 번 100% 정학한 판단을 하는 자신의 촉에 확신을 갖는다. 그렇게 시작된 도청과 감시.

 

 

 

 

버즐리가 감시하는 인물은 동독의 핫한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이자 배우 크리스타이다. 완벽한 도청 장치를 하고 들여다 본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은 버즐리의 삶에 파문을 일게 했다.

 

 

 

 

작품에 몰두하고 사랑에 열중하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대화에 어느새 빠져들어간 버즐리, 감동적인 작품을 읽 듯 넋 놓게 만드는 이들의 일상에 위험이 감지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내 삶을 버리고 지켜 주고 싶었던 타인 삶

섬찟해 보인 버즈리의 동그란 눈동자가 맑고 순수한 눈동자로 점점 변해 간다.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고 변명을 일삼고 감성적인 표정을 짓는다. 버즐리의 심적 변화와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일상 변화는 불안함의 공통점을 갖고 영화는 진행된다. 

그리고 서로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 막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어느 누구든 비극의 제물이 되어야만 했는데 안타깝게도 주인공은 크리스타였다.

 

 

 

 

 

어두운 시대를 몸으로 견뎌내며 살아야 했던 그리고 그 뒤안길로 사라져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안타까움의 색채를 만들며 잔잔히 이어진다.

 

 

 

버즐리가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던지고 지켜 낸 드라이만의 삶, 작고 초라한 우편 가방을 끌고 가는 버즐리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아름답고도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