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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강하늘의 영화 '동주' - 밤하늘 빛나는 별처럼 부끄럽지 않기를

 

강하늘의 영화 '동주'

 

반듯한 가르마에 귀티나는 하얀 얼굴에 잘 차려 입은 연희 전문학교의 교복과 교모가 어찌도 이리 잘 어울리는지 강하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영화이다.

강하늘만이 가능케 했던 시인 윤동주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졌다.

 

시를 좋아했던 동주는 고종사촌인 몽규의 거침없는 활보가 부럽기도 하고 걱정이기도 하다. 지금은 일제 강점기라 눈에 띄는 그의 언행들이 일본 형사들 눈에 띄기라도 하는 날엔 어찌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 잃은 젊은 혈기의 청년들은 어떻게든 독립에 힘을 보태고자 노력하는데....

 

친척지간인 동주와 몽규는 동갑내기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집 안 가세 덕분에 공부에만 몰두하던 두 청년은 겉으로 드러나는 성향만큼이나 감성도 달랐다.

동주는 내성적이고 감성적인 반면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몽규는 동주의 부러움 대상이었다. 자발적으로 돌립단체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몽규는 은근히 동주를 멀리 한다.

 

아마도 동주를 지켜줌과 동시에 집 안 어르신들의 기대치를 위해 지켜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밤하늘 빛나는 별처럼 부끄럽지 않기를

영화는 총 칼 들고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독립운동가를 그리고 있지는 않다. 몽규의 등 뒤에 숨어서 몸을 사리듯 동태를 살피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동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자신 또래의 젊은 청춘들이 피끓듯 나서는 그 자리에 자신은 스스로 서지 못함을 고뇌하는 동주의 모습.

 

사실 윤동주라는 시인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한다. 교과서에 실린 대중적인 시를 알 뿐이다. 그저 공부시간에 민족시인으로 암기될 정도로만 알았던 불우한 시인으로 기억된다.

영화에서도 윤동주의 모습은 현실에서 한 걸음 떨어진 자신을 보듯 시를 쓴다. 그러나 그의 시에서 자신도 어찌할 수 없었던 시대적 배경에 괴롭고 괴로워하던 젊은 청춘의 영혼이 보여서 가슴이 시렸다.

 

죽을 때까지 자신을 부끄러워했지만 별처럼 빛나던 윤동주를 보게 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