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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데이브 존스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 나는 거지도 게으름뱅이도 아닌 성실한 시민


데이브 존스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복지 사각지대에 있어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상기 시키는 영화이다. 

평생 성실하게 일해 왔고 의무와 책임을 다 했는데 노년의 병 든 그에게 국가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궁지로 몰아 넣는다.


장기간 아내를 간병하느라 일을 하지 못했던 다니엘은 근로에 충분치 못하다는 주치의의 판단을 근거로 질병 수당을 받으려 한다. 하지만 국가의 판단은 근로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근로 의지 표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사무적인 건조한 답변에 다니엘은 속수무책이다. 돈도 다 떨어져 가고 벼랑에 선 느낌이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젊은 엄마 케이티를 만나게 된다.


어린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하는 케이티는 적절한 일을 찾지 못해 굶기를 밥 먹듯하고 말도 안 되는 시급에 새벽부터 트럭을 모는 흑인 청년의 삶은 불법에 눈을 돌리게 한다. 

잠시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도와 달라는 것인데 국가는 혹여라도 있을 무자격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벼랑 끝에 선 이들의 손을 잡아 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처지를 하소연 하기도 벅찬 이들에게 지원소의 문 턱은 너무나 높다.



나는 거지도 게으름뱅이도 아닌 성실한 시민

'나는 개가 아니다. 인간이다. 거지가 아니고 게으름뱅이도 아니다. 성실하게 일했던 시민일 뿐이다.' 다니엘의 외침이다. 

국가가 원하는 성실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는데 나이가 들고 병 드니 이제와 외면하는 국가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은 지켜 줘야 할 것이 아닌가.


마지막은 해피엔딩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엔딩에 가슴이 먹먹해 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영화가 끝나도 움직일 수가 없다.


비니 모자를 쓰고 청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언제나 당당하려 인간의 자존감은 끝까지 지키려 꼬장꼬장 했던 그러나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던 다니엘의 모습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