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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프랭키 첸 감독의 영화 '나의 소녀시대' - 무모하고 유치하고 대책없어 보이지만 그리운 그 시절

 

프랭키 첸 감독의 영화 '나의 소녀시대'

 

스프레이를 잔뜩 뿌려 부러질듯 세운 앞머리, 우뚝 솟은 어깨뽕, 돌돌 말아 올린 반팔 셔츠, 허리에 잡힌 디스코 주름 바지, 이마를 가르고 내려 온 한 줄기(?) 머리카락,

현란한 조명 속에 같은 방향으로 질주하던 롤러장...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추억의 선물 보따리 같은 영화가 될 것이다.

 

어리바리한 여학생 임진심은 오늘도 학교 가는 발걸음이 느리고 느리다. 도무지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학교에 가는 이유는 교내에서 가장 잘 생긴 우양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오늘 운명적인 편지를 받으면서 임진심의 학교 생활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편지는 바로 '행운의 편지'. 갑자기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나의 추억 속에도 7통의 행운의 편지를 보내기 위해 손가락이 부러지게 편지를 썼던 기억 때문이다.

편지를 쓰지 않으면 온갖 처참한 사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하니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임진심이 보낸 행운의 편지 주인공 중 한 명인 시타이는 교내 짱이다.

잘 생긴 외모에 전형적인 반항기 표정과 옷차림을 한 시타이, 첫 눈에 반한 인물은 따로 있었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은 녹록치 않은 학교 생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변상련의 정을 느낀 임진심과 시타이는 점점 서로를 향한 마음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무모하고 유치하고 대책없어 보이지만 그리운 그 시절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망가지고 넘어지고 깨지는 여배우의 모습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래도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얼핏 내 기억 속에도 임진심과 비슷했던 혹은 시타이와 비슷했던 어릴 적 친구들의 모습이 떠 오른다. 임진심처럼 파란만장한 학교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하루는 온종일 기쁘기만 했고 어떤 하루는 온종일 슬프기만 했던 그 시절 그 추억들.

 

대만판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영화이다.

특히 고교생들로 나오는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이 아주 싱그럽다. 시타이로 나오던 왕대륙이라는 배우의 외모는 여고생들이 딱 좋아할만한 분위기라서 보는 내내 훈훈함을 준다.

 

무모하고 유치하고 대책없어 보이지만..... 그 땐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