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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팀 로스의 영화 '크로닉' - 죽음을 통해 보이는 삶


팀 로스의 영화 '크로닉'



방문객들이 떠 난 후 그녀를 둘러싼 쿠션들이 하나 둘씩 빼내 진다. 무릎에 하나 옆구리에 두개씩 등에서 3개 마치 지지대를 연상케 했던 쿠션들이 빠지자 무너지듯 쓰러지는 그녀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암환자이다.

그리고 그녀를 지극정성 케어하는 남자는 남편...이 아니라 직업 호스피스.



처음엔 아내를 돌보는 남편쯤으로 생각했었다. 그녀를 대하는 그의 손길이 프로처럼 느껴질만큼 상당히 전문적인 스킬이 있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름 배려한다는 느낌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거수 일투족을 온전히 그에게 맡겼지만 그는 항상 자신이 이 다음에 무엇을 할것인지 해줘도 되는지 무뚝뚝한 표정으로 친절히 물어본다.

 

데이비드, 그는 시한부 삶을 사는 환자들을 돌보는 직업 호스피스이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환자에게 온전히 녹아 든듯 케어를 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자신의 몸을 맡겨야 하는 치욕(?)스런 과정을 그렇지 않게 느끼도록 일종의 믿음을 주는 것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그는 부단히 노력한다.



죽음을 통해 보이는 삶

돈을 바라는 것일까? 생각보다 많지 않은 수입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타고난 인간애 때문일까? 그는 자신의 환자외에는 다른 사람들에겐 관심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맡았던 환자가 살아왔던 지난날의 발자국까지 되짚어 보는 데이비드, 이 남자에게 삶이란 죽음이란 어떤 것으로 느껴질까?



마음으로 몸으로 정성을 다하는 데이비드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환자가 될 수도 있고 데이비드가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영화를 보는데 참 ...많이 우울해 진다.

삶이란 그렇게 흘러가기 마련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은 나를 얼음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래 삶이란....죽음이란....여러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