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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미키 사토시 감독의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나는 주부 스파이, 절대 들켜서는 안된다

미키 사토시 감독의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정해진 시간에 걸려 오는 남편의 전화는 거북이 먹이 주었냐는 물음과 함께 끊겨 버린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세상은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 것일까? 친구와 갔던 라면집의 어중간한 맛처럼 말이다.

그런데 스파이가 되고 보니 더 이상 어제와 같은 세상이 아니더라.



어제와 같은 오늘이 시작되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뿐 스즈메에게 매일매일은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일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는 5분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쿠자쿠.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한 쿠자쿠를 만나는 날, 오늘은 무사히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하지만 예상대로 자유 영혼 쿠자쿠는 스즈메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두고 가버리고 특별한 날을 꿈꾸던 스즈메 앞에 스파이모집 광고가 눈에 띄었다.



스파이 덕목 1.평범해야 한다. 2.눈에 띄지않아야 한다. 3.어중간해야 한다. 심심하던 스즈메가 주부 스파이가 되고 부여 받은 미션이다. 초보 스파이 훈련은 무조건 남의 눈에 띄지 않기이다.

그동안 스즈메의 일생이 투명인간 같은 삶이었으니 누워서 식은 죽 먹기만큼 쉬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멍석을 깔아 놓고 하려니 긴장 설렘 두려움 불안감이 몰려와 하던 것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자꾸만 돌출 돌발 행동으로 지적을 받는다.



평범한거 어중간한게 이렇게나 어려웠던 거였나 싶게 말이다. 



나는 주부 스파이, 절대 들켜서는 안된다

순진한 주부 스파이 스즈메의 스파이 적응 훈련은 유치찬란해서 저절로 웃음짓게 하지만 일부러 평범한척 하는게 힘들수도 있겠다 아니 특별한거보다 드러나지 않는 평범함이 더 어려운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한다.

기가막힌 라면을 끓이는 고수가 일관되게 어중간한 맛을 내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말이다. 



동화같은 스토리에 동화같은 장면들이 환타지 세계를 만들어 기분 좋은 감상을 하게 만든다.

색감 좋은 배경들이 가세해 보는 재미를 더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 작은 행복과 스페셜한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알려 준다.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