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all/영화 이야기

커트 러셀, 윌리엄 볼드윈의 영화 '분노의 역류' - 불은 살아 있어. 숨 쉬고 삼키고 증오해

커트 러셀, 윌리엄 볼드윈의 영화 '분노의 역류'



화재의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브라이언의 눈에 비친 불길은 꿈틀꿈틀대는 괴물처럼 갖가지 표정으로 스멀스멀 기어다니며 위협적인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한다.

이 놈의 숨통을 끊을 절묘한 지점을 찾아야만 한다. 



어린시절 화마에 아버지를 잃은 두 형제는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운명은 이들을 소방서에서 마주하게 했다.

이미 베테랑 소방관으로 지역 영웅인 형과 달리 소방관을 피해 이리저리 방황했지만 결국 그의 종착지는 소방관이었나보다. 형이 있는 소방서에 배치된 동생. 스티븐과 브라이언 형제들이다. 



이 영화는 화재 현장을 보여주는 재난영화이지만 영화 내내 인명 구조만을 보여 주는 영화는 아니다.

'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불을 적대시하고 대항하는 사람, 불을 집요하게 뒤쫓는 사람,



불은 뭐든지 집어 삼키고 더욱 거대해져 위협을 가하는 숨 쉬는 생명체라며 놈을 잡으려면 살살 사랑하듯 어루만져(?)야 한다는 사이코패스까지 불을 보는 시선들은 제각각이다. 



불은 살아 있어. 숨 쉬고 삼키고 증오해

폭발하며 화염을 내뿜는 장면, 바닥으로 깔리며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화염들, 스멀스멀 천정을 집어삼키며 번져 나가는 화염들은 정말 생명체처럼 보인다. 이렇게 집중해서 화염을 들여다보는 것은 처음이다.

초보 소방관 브라이언이 어쩔줄 몰라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아버지를 앗아간 두려움을 이겨내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이다.



얼마전에 화재 진압을 위해 불길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을 보며 감탄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소방관의 당연한 본분이라고 하지만 한치 앞을 모르는 시뻘건 불 속에 방염복을 입었다고 덜컥 뛰어드는게 어디 쉬우랴. 지금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다시 화재현장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지켜야 할 동료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