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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역에 다가선 인공지능 로봇과 깡통소년 이야기

 

 

신의 영역에 다가선 인공지능 로봇과 깡통소년 이야기

 

 

해외뉴스에 보니 사람의 뇌파에서 나오는 명령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로봇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사지마비의 환자가 머리로 명령을 내리면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자리에 옮겨 놓기도하고 심지어 커피를 가져와 먹여주기도 한다.

 

아직 미세한 움직임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하겠지만 아마도 이후로는 개발 속도가  빨라져 조만간 더 발전된 모습의 로봇이 탄생 할것이다. 이 로봇을 보니 오래 전 보았던 '에이아이(AI)'라는 환타지영화와 어린이 동화 '깡통 소년' 이야기가 생각났다.

 

 

'에이아이'는 지구가 기후변화로 황폐해진 먼 미래, 살아남은 과학자들이 인간을 도울 로봇을 만들었는데 감정까진 지닌 인간에 아주 가까운 로봇을 만들었다. 그 중 한 아이로봇이 일반 가정에 테스트용으로 보내졌는데 이름이 데이비드였다.

 

 

 

데이비드는 로봇이었지만 인간인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만 엄마는 결국 데이비드를 인정하지 못하고 그를 숲 속에 버리고 만다. 인간 엄마가 들려준 피노키오를 생각하며 엄마를 찾아 나서지만 바다 속 깊은 해저에 빠지고 만 데이비드를 몇 천년후 외계인들이 와서 그를 꺼내고 데이비드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인간 엄마를 만나 꿈같은 하루를 보낸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환타지 영화인데 그 내용이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나는 영화를 보며 인공지능에 감정까지 가진 로봇의 등장을 거리감없이 받아들였다.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들을 많이 들었고 보았기 때문에 영화상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의 등장은 호기심을 자극할만 한 것은 아니었다.  

 

로봇 데이비드는 정말 인간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었으나 엄마는 데이비드가 안쓰러우면서도 차가운 철로 만들어진 인간을 돕는 로봇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게다가 친아들을 위협한다는 생각에 엄마는 데이비드를 멀리 갖다 버리고 만다. 헤어지는 장면에서 엄마는 죄책감에 울고 데이비드는 그런 엄마를 잡지 못하는것에 안타까워하며 바라보는데 어찌나 눈이 슬프던지 ....

 

엄마도 마음이 흔드리는 걸 억지로 눈을 피하며 아이를 버리고 가지만 괴로움에 몸서리를 쳤다. 데이비드의 감정이 진짜인지 짜여진 프로그램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그런 모습을 보고 인간은 충분히 흔들릴수 밖에 없다. 원래 인간의 감정이라는게 약한 것인데다가 엄마의 감정은 더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

 

동화책  '깡통소년'은 깡통 속에 인스턴트 식품처럼 만들어진 아이로봇을 말한다. 제조사에서 잘못 배달하는 바람에 원하지 않는 아이를 맞이한 바톨로니 아주머니와 깡통소년이 좌충우돌 생활하며 진정한 가족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내용은 허무맹랑하지만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다.

 

 

 

 

깡통 속에 물을 부으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작은 아이로 변신하는 깡통소년이 바톨로니 아주머니댁에 잘못 배달되어 왔다. 오랫동안 혼자 살았고 아이가 없었던 아주머니는 갑자기 생긴 아이가 처음엔 귀찮았지만 며칠 지내다보니 정이 들었다. 그때 소년을 만든 회사에서 잘못 배달된 아이를 다시 회수해 간다고 연락이 오자 아이를 빼돌리기 위해 소년과 함께 꾀를 내고 마침내 그들은 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책의 마지막 쯤에 아이를  내놓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시키는데 사실 그 소년은 말 잘 듣고 거짓말을 하면 안되는 프로그램이 설정되어 있어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주머니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에 결정적인 순간에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 장면을 보면 인스턴트인 소년도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된것 같다. 아주머니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설정된 프로그램을 역행해 어지럽고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프로그램을 거역하고 거짓말을 자의적으로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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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의 영화 중 자판기에서 아기가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가 자판기 앞으로 가서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니 아기 바구니에 담긴 아기가 툭 하고 떨어지듯 나온다. 빠르게 기계화가 되어가는 산업사회를 풍자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당시엔 웃으며 봤지만 지금은 조만간 그런 자판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머리는 금발에 눈동자는 갈색 그리고 피부는 약간 태닝한 듯한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자아이의 주문 버튼을 누르면 주문대로 생산된(?) 아이가 나오는 자판기! 이것을 보고 대단한 과학 발전에 감탄을 해야할지 아니면 두려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과학의 발전이 필요하고 분명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기여를 많이 했지만 원하지 않은 곳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나타나 도리어 인간에게 돌이킬수 없는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상 과학 만화에 나오는 아주 똑똑한 박사가 어리석은 욕심으로 모두가 자멸할 무기를 만들어 결국 지구를 파괴해 버리는 이야기가 이제는 허무맹랑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항상 그 악당을 처단하는 독수리5형제같은 영웅들이 나타나 모두를 구해내지만 어느 광고처럼 현실에서는 영웅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학이 어느 덧 신의 영역에까지 다다라 인간의 지적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날, 인간이 신이 될지 인간 멸종의 파국을 맞을지는 인간 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