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맨 몸으로 부딪치는 자전거 추월 사고, 추월할 땐 꼭 경고음을

 

맨 몸으로 부딪치는 자전거 추월 사고, 추월할 땐 꼭 경고음을

 

전국은 자전거 열풍

봄날도 좋지만 자전거 타기엔 청명한 가을 날이 최고다. 지난 정부 대통령이 깔아 놓은 자전거 도로 덕분인지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자전거도 쉽게 빌릴 수 있는 대여소도 많아졌다. 자전거만으로 국토종단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멀리 가본 적은 없고 그저 동네 한 바퀴나 목적지 주변을 둘러 보는 수준이다. 1-2년 안에  춘천까지 가 보리라 마음만 먹고 있다.

주말에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날이 흐려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자전거 타기엔 좋았다. 자전거 동호회는 어미 따라 가는 오리떼마냥 줄지어 타고 이제 갓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의 뒤에서 잡아 주는 아빠의 모습이 흐믓했고 2인용 커플 자전거 앞자리에 앉은 엄마가 자신은 페달을 밟지 않고 뒤에 앉은 아이에게 더 힘차게 페달을 밟으라며 소리치는 모습에 웃음짓기도 했다.

 

 

자전거 낙차사고

그런데 갑자기 왼쪽 핸들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왼쪽으로 쓰러졌다. 넘어지며 왼팔이 상대 자전거에 긁히는 것 같아 옷을 걷으니 찰과상과 살짝 타박상이 생겼고 옆구리에도 타박상 증상이 느껴졌다. 나이가 있으신 남자분도 넘어진 걸 그 때 보았다. 자전거와 차림새를 보니 자전거를 꽤 오래 타신 분 같았다. (30년 타셨다 함)

 

 

뒤에서 추월하려다 나랑 너무 붙어  부딪힌 것이다. 반대편 도로는 비었는데 왜그리 바짝 붙어 추월을 하려고 한건지 모르겠다. 처음엔 쌍방 과실이라는 둥 다른 말씀을 하시더니 뒤에서 따라 오시던 목격자가  아저씨 잘못이 크다고 말해 주니 조금 수긍하는 듯 하시며 병원에 가자고 하신다.  

병원에 갈까 하다가 찰과상과 약간의 타박상 정도만 느껴져 다음부턴 추월하실 땐 경고음을 보내시라고 제가 뒤를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30년 경력자에게 충고의 말씀을 드리고 그냥 가시라 했다.

 

 

성숙한 자전거 문화

자전거 사고를 처음 당해 보니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몸으로 충격을 받아야 하니 말이다. 아이들은 조금만 경사진 곳이 있어도 내리 달리고 여전히 추월할 땐 아무런 표시없이 슬쩍 조용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속도감을 즐기는 사람들과 경치 구경하며 천천히 달리는 사람들에 보조 바퀴를 단 아이들까지 함께 달리는 곳이 자전거 도로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주의만이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다.

따끔거리는 팔을 들고 집에 와서 연고를 바르고 치료를 했는데 다음 날 타박상 자국들이 시퍼런 멍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욱씬거린다. 아! 연락처도 안받았는데..... 쓰라린 상처와 욱씬거리는 상처를 한 동안 혼자 견뎌내야만 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