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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중2병? 중2는 뾰족한 가시를 세우고 웅크린 고슴도치

 

중2병이란? 중2는 뾰족한 가시를 세우고 웅크린 고슴도치

 

지인을 만나 커피 한 잔 하자고 간 곳은 커피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햄버거 가게였다. 자리를 잡고 커피 주문을 하러 갔다오니 지인이 손짓으로 나를 부르며 입을 삐죽거린다. 옆 테이블에 앉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가리키는데 3명의 남학생들이 커다란 햄버거를 커다랗게 베어 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들이 왜?' 라는 눈빛을 지인에게 보내며 앉자

"쟤들이 뭐래는 줄 알아? 글쎄 지들은 엄마처럼 애를 안 키운대"
나는 피식 웃으며

"어디 두고 보자 그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너 같은거 키워보면 아! 그때 내가 입을 잘못 놀렸구나 할걸"

 

 

우리는 웃으며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귀에 거슬리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자꾸 들려왔다. 아이들은 부모중 특히 엄마에게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잔소리가 많다는것과 툭하면 아빠한테 일러서 혼나게 만드는것, 그리고 게임에 대한 통제와 간섭, 그에 뒤따르는 공부에 대한 압박등을 아이들 특유의 거친 말로 내뱉었다.

 

 

중2병이란?

허경영을 능가한다는 중2병,  북한이 중2 애들이 무서워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우스개 말이 있을 정도로 중2의 허세는 대단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중2는 생각이나 행동이 거침이 없고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심리학자나 청소년 관계자들은 이것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기에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한다.

모든 상황에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아집이 강하고 주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게 이 시기의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므로 자신의 뜻이 무시되거나 간섭받게 되면 자신을 공격한다고 판단해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 어른들을 아찔하게 만들기도 한다. 상황판단과 감정조절을 맡고 있는 뇌의 발달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라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감정기복을 보이는 시기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중학생들은 발육이 아주 좋아 외적인 신체조건은 성인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다보니 다 큰게 왜 이러나 싶어 몰아세우다 낭패를 보는 부모들이 있다.  내적으로는 미성숙한 상태인데 몸집이 컸다고  당장 어른 취급을 하는건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아이가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언행에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성장과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2들을 보듬어 줘야 한다.

바짝 바늘을 세워 긴장하고 있는 고슴도치를 자꾸 건드리면 몸을 더 웅크릴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