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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추가합격 소식 - 번갯불에 콩 볶았네

 

대학 추가합격 소식 - 번갯불에 콩을 볶았네

 

2014년도 대학 정시 모집에서 다 떨어졌다며 낙담해하던 지인이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2월 말에 추가합격 연락을 받고 번갯불에 콩을 볶았다며 체험담(?)을 늘어 놓았다. 지원한 학교에서 모두 불합격 통지를 받고는 내 아이가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며 땅이 꺼지라 한숨을 쉬더니 그새 생기가 도는 목소리를 들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추가합격의 기쁨

학교에서 추가합격을 축하한다며 몇시간 안에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낙담하던 차에 이게 웬일이야 싶어 당장 등록 가능하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사람인지라 이러다 다른 학교에서도 추가합격 연락이 올 수도 있겠다 싶어 등록시간을 앞두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워낙 먼 거리의 지방대라 갑자기 결정해야할 일도 많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차에 우선 등록은 하고 보자는 쪽으로 결정을 하고 기숙사를 알아보니 이미 결과가 다 나왔다고 한다.

 

 

 

다음날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떠났고 오랜만에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다행히 학교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내친김에 원룸을 알아보니 인연이 닿을라 했는지 햇빛이 잘 들어오는 좋은 집이 있어 가계약을하려 했는데 보증금과 월세가 예상보다 너무 싸서 아예 계약을 해 버렸다고 한다.

기본 가전가구는 다 있으니 세세한 살림만 사면 되는데 어찌됐든 한두번은 더 내려가야 한단다. 집에 오자마자 신입생 OT 참석을 위해 짐을 챙기고 훅 가버린 아이를 보며 2-3일 동안 천지가 개벽한 것 같다고 한다.

 

 

번갯불에 콩 볶았네

지원한 학교에 다 떨어졌을 때는 온 집안이 우울해 만사가 짜증스럽고 축 쳐진 아이의 어깨가 안쓰럽기도 하고 밉기도 하더니 지방대이지만 추가합격을 하니 제일 먼저 아이의 얼굴이 밝아졌다며 좋아한다. 남들은 그깟 지방대라고 뭐라 할지 모르지만 학교에 적을 두게 되니 지인도 마음이 놓인다며 안심하는 눈치이다.

생활비에 등록금까지 이제 목돈 들어갈 일만 남았다고 하면서도 아이만큼이나 대학생활에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목소리에 드러난다. 지방대지만 국립대라 등록금이 싸서 생활비를 추가한다해도 크게 예산을 넘기지는 않을 모양이다.

 

 

바로 엊그제만해도 재수를 해야하나 군대를 보낼까 고민하더니 정말 번갯불에 콩을 볶았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당사자들에겐 인생의 전부가 될 만큼 큰 무게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 합격을 축하하고 3년동안 애 많이 썼다. 멋진 대학생활을 즐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