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거안제미 - 배우자를 고르는 안목

 

거안제미의 유래

중국 후한서의 양홍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양홍은 글을 읽는 가난한 학자로 벼슬에 뜻이 없어 농사를 지으며 학문에만 매진하였다. 같은 동네에 맹광이라는 뚱뚱하고 못생긴 처녀가 나이 삼십이 되도록 시집을 못가고 있었는데 이유는 양홍이 아니면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맹광의 이야기를 들은 양홍은 그녀에 대해 알아보고 청혼을 넣었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림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결혼식날 곱게 화장하고 예쁘게 차려 입은 맹광을 거들떠도 안 보던 양홍은 그녀가 누더기로 갈아입자 그제서야 웃는 낯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맹광은 양홍을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가 같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그녀는 남편이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밥상을 들일때에는 눈썹 높이까지 받쳐 들어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배우자를 고르는 안목

뚱뚱하고 못생긴 맹광이 언감생심 양홍을 마음에 두고 고집을 부려 결혼을 했다. 아무리그래도 남편에게 밥상을 눈썹 높이까지 치켜들고 정성과 예를 표시했다는 이야기는 억지스럽다며 맹광의 행동은 지나친 자기비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건 이야기의 겉만 흝고 속을 들여다보지 못해서이다. 맹광이라는 처자는 외모만 못생겼을뿐 사람을 알아보는 명민한 눈을 가졌고 양홍은 맹광의 외모가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과 어진 마음씨를 보는 눈을 가졌던 것이다.

 

 

맹광은 자신을 알아봐주는 남편 양홍에게 자신의 존경심을 표현했던 것이고 예를 아는 양홍이 그저 좋다고 받아 먹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 부부는  진정한 사람을 가려낼줄 아는 눈을 가졌고 서로를 알아본 것이다.

 

 

진정한 부부애

우스갯 이야기로 하는 말 중에 연애할 땐 너 없이 못 산다 해놓고 결혼하니 너 때문에 못 살겠다고 싸우는게 결혼생활이라고 한다.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 어이없어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말이다. 연애할 땐 몰랐다, 결혼하고 나니 변해 버렸다며 속은게 분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사람보는 안목이 딱 그만큼인 것을 누구를 탓하겠는가.

삼십을 넘기도록 양홍만을 고집한 맹광과 못생긴 맹광의 진면목을 알아본 양홍의 안목이 부러울 따름이다. 서로 존중하고 진가를 알아봐주는 부부라면 밥상을 눈섭까지 치켜든들 아니 머리까지 치켜든들  대수겠는가. 

 

거안제미(擧案齊眉 )

밥상을 눈썹에 맞추어 높이 들고 들어감. 아내가 남편을 정성껏 모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