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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경칩 - 잠자던 개구리가 깨니 만물이 소생

 

[24절기] 경칩 - 잠자던 개구리가 깨니 만물이 소생

 

역사 속의 경칩

24절기 중 세번째 절기인 경칩은 계칩이라고도 한다. 열 계자에 벌레 칩자를 써서 계칩이라고 했는데 한 무제의 이름인 계를 피해 놀랠 경을 써서 경칩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대표적인 봄의 절기로 많이 인식되고 있어 반가운 절기중 하나이다. 옛 사람들은 이 시기에 천둥소리를 듣고 놀랜 동물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했으며 겨우내 자고 있던 용도 깨어나 농사에 필요한 비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례를 경칩 즈음에 실시하였다. 농업이 생산의 기반이자 통치의 기반인 농민들의 주업이므로 농사의 성패에 왕조가 관심을 보이는건 당연하였다.

조선시대 이전에는 음럭 1월에 예를 올렸으나 날씨가 너무 추워 경칩 이후로 날을 다시 잡았다. 국왕들이 제사만 지낸 것이 아니라 실제 농사일을 경험하는 행위를 통하여 왕실이 모범을 보이고 있음을 알리고 백성들과의 소통에 노력하는 왕실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

날이 따뜻해지면서 고개를 내미는 보리의 싹을 가지고 한 해의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보리싹이 생기있게 파릇파릇 잘 자라면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들고 시들어 보이는 것들이 많으면 흉년이 들거라 예측하였다. 땅 속의 상태를 보리싹을 통해 짐작하는 것으로 과학적인 관찰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풀과 나무도 겨우내 부족했던 수분을 흠뻑 들여 마셔 생기가 도는데 특히 경칩 즈음에 나오는 고로쇠물은 속병을 다스리는데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지금까지도 인기이다. 전남 구례 송광사 부근에서 채취하는 고로쇠는 전국적으로 유명하여 사람들이 해마다 몰린다.

 

얼음이 녹고  개울물이 풀리면서 개구리나 도롱뇽이 겨울잠을 끝내고 얕은 물에 알을 낳는 시기가 이 즈음이다. 경칩에 깨어난 개구리나 도로뇽을 먹으면 몸보신에 좋다고 하여 남자들이 잡아 먹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생태계보호를 위해 포획금지동물로 지정되어 알을 포함하여 잡으면 안된다.

논가를 지나다 물이 담긴 작은 웅덩이를 보면 영락없이 투명한 젤리처럼 생긴 개구리 알이 눈에 띈다. 기억해보니 동네 어른들이 양동이에 담아가기도 했었다.

 

 

오늘 날의 경칩은 입사나  입학식의 시즌으로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을 의미한다.

농부가 잘 고른 씨에 풍년의 염원과 정성을 담아 파종하는 것이나 새내기들이 활기찬 기운으로 한 발을 내딛는 것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