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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아이들 꿈에는 정말로 귀천(?)이 없다 '얘들아, 난 점쟁이가 될거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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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말많고 꿈많은 개구장이 소녀다.
퐁당퐁당 말꼬리를 붙들고 말장난을 하기도 하고 엄마를 당황스럽게도 하지만 예쁜 개구장이다.

지우의 짝궁은 성윤이인데 성윤이는 지우와 반대로 조용한 아이이다.
여자애처럼 조심스러운 성윤이가 지우는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성윤이를 가끔놀리고 괴롭히는데 그래도 성윤이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어느날 지우는 엄마와 이모가 하는 말을 듣고는 점쟁이가 되기로 한다.

이모가 미래를 아주 잘 맞히는 점쟁이 이야기를 했는데 미래를 미리 안다면 정말 굉장히 재미있을것 같았기 때문에 지우는 장래희망은 '점쟁이'가 되었다.

수업시간에 지우의 장래희망을 알게 된 선생님은 지우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고 아빠가 지우에게 장래희망을 변경해보라고 했지만 지우의 생각은 단호했다. 
지우 부모님은 당황스러웠지만 지우에게 꿈을 변경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다.

학교행사가 있었는데 성윤이가 한발로 오래서기 대회에서 교내 1등을 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성윤이가 태권도 검은띠였다는 사실이다.
지우가 놀리는데도 성윤이는 지우를 때리지 않았고 지우에게 양보만 하였다.  

이유를 들어보니 성윤이의 장래희망은 태권도 사범이 되는 것인데 그럴러면 운동도 열심히해야 하지만 사람 됨됨이가 좋아야한다고 해서 성윤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는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지우는 성윤이가 자신의 꿈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성윤이가 위대해(?) 보였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그저 점쟁이가 되려고 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2학기때도 성윤이와 짝을 하면서 사이좋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담임선생님께 퐁당퐁당 말대꾸하고 말을 재미나게 꾸밀 줄 아는 지우를 보면서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나 지하철 또는 시장에서 가끔 어린 아이가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말을 할때가 있는데 그럴 땐 웃음이 빵~터지기도하고 헉!하고 놀라기도 한다.

예전에 앰블런스 차가 지나가는데 지인의 조카가 이렇게 묻더란다.
"이모~ 저차는 둘이만 타는거야? "
"왜 그렇게 생각해?"
"두~리   두~리  두~리  이러고 가잖아."
아! 그러고 보니 그렇게도 들리는구나.  아유 귀여워라.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꿈은 욕심이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제한적이지 않다.
얼마 전 방송에서 어느 아이의 꿈이 '햄'이 되는 거였다고 한다.
아마도 햄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인 모양인데 그걸 들은 부모의 심정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마는 듣는 제3자는 부담이 없으니 즐겁기만 하다.

좋게 풀이를 하자면 자기가 좋아하는 햄이 되어서 자신도 즐겁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나름 심오한 뜻을 그렇게 말한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적인 면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말로 내가 되고 싶은 것을 저차원적으로 말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만약 그 아이가 누구든지 먹기만 하면 행복해지는 '행복한 햄'을 만든다면 그때는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겠지. 
어떻게 대처해 주느냐에 따라 그 꿈이 발전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아 자신을 무능력한 아이로 치부해 더 이상 꿈이 자라지 않는 아이가 될 수도 있으니 어른들의 대처 자세가 중요하다.

제일 먼저 할일은 '인정하기'이다.
그것이 엉뚱하고 허무맹랑하더라도 말이다.  
어릴적 우리 애들의 꿈은 한놈은 요리사, 한놈은 모델이 되는거였다.

우리 부부는 커가며 바뀔걸 알기에 인정했지만 할머니는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
대통령이나 판사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가까운 친척 중에 판사가 있어서 였을 것이다.

지금은 이놈들도 현실을 감안한 희망과 아직 이상적인 희망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현실적인 제자리로 잘 찾아오니 '그건 된다. 안된다.' 미리 차단할 필요는 없다.



기억나는 어릴적 나의 꿈은 '간호사'였다.
의사는 무서웠고 간호사는 친절하고 예뻐보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내게 보이는 선생님의 능력은 그야말로 초능력자인 것처럼 느껴졌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신'에 가까운 분이셨다.

중학교때부터는 능력과 현실을 감안하여 한국무용을 선택했는데 이어가지 못했다.
고등학교때는 다시 교사가 꿈이었다.
이건 초등학교때와는 다른 이유에서 였다.
하지만 결국 교사도 되지 못했고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다시 시작하기엔 불안하고 부담스러운 것이 많다. 
결국 이것 저것 따지다보니 최선도 아니고 차선도 아니고 제3이나 제4쯤 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어릴적 희망대로, 그 꿈대로 살고 계신분 있나요?
너무 많으면 부러워서 속상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