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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역지사지 - 사위가 사위를 맞고 보니

 

속담에 뒷간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라는 말이 있다. 뒷간이 가까우면 고약한 냄새가 많이 나는 것처럼 처가가 가까우면  귀찮은 일이 많아질테니 멀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다. 처가를 신경써야하는 맏사위 자리의 고단함을 말함이겠지만 남자들의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를 뜻하기도 한다.

 

 

사위가 사위를 맞고 보니

딸부잣집에 맏사위가 되어 속담에서처럼 처갓집을 멀리하던 사위가 나이가 들어 그도 사위를 맞아 들였다. 지방에 사는 사위가 한 주에 전화도 한 번씩 하고 명절과 생일에는 두둑한 용돈을 갖고  찾아주니 사위를 잘 봤다며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복이 많아 심성 착한 사위에게 효도를 받으니 보는 사람들이 부러워 한다. 하지만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었다.

 

<사진출처 : 주간동아>

 

맏사위에게는 처제들이 여럿 있었는데 형부는 처체들에게 공공의 적이었다. 야멸차고 냉담한 언행으로 여러차례 상처를 입은 처갓집 사람들은 그가 사위 자랑을 할 때마다 속내가 끓어 올랐다. 정작 사위였던 자신은 장인 장모에게 어찌 했는지 모르는 모양이라며 말이다.

 

사위가 어버이 날에 용돈과 함께 비싼 저녁을 사줬다며 자랑하는 그에게 처제들이 말했다.

"형부! 사위가 용돈도 주고 밥도 사 주니 좋지요?  형부도 우리 부모님한테는 사위였는데 살아계실 때 용돈 한 번, 외식 한 번 한 적 있어요?  사람 마음이 다 같을진대 형부가 자랑하는거  듣고 싶지 않네요."

 

 

늘 역지사지의 마음을

부부가 싸울 때 절대 건드리지 많아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 배우자의 직계 가족들이라고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 배우자를 향한 직접적인 관심보다 상대 배우자 직계 가족들에 대한 정성어린 배려와 관심은 훨씬 더 배우자를 감동시킨다.

부부가 이루는 관계보다 부부를 둘러싼 관계들에 정서적인 가중치가 큰 우리 사회만의 특별한 정서라 그렇다.

 

 

어른들이 간혹 하시는 말씀중에 '나중에 너도 나이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역지사지', 입장이 바뀌는 시기가 오니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 심사숙고해 언행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자식이 부모가 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되고 사위가 다시 사위를 보게 되는데 사람들은 지금 현재 자신이 그대로 영원할거라 생각하고 행동하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