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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세계문화유산 비원 - 창덕궁 후원의 정자 이야기

 

5월 연휴를 맞아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창덕궁 후원을 찾았다.

연휴에다가 5월 문화의 달을 맞아 입장료가 할인되어서인지 관람권을 사려는 줄이 길게 서 있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시간을 내어 또 올까 싶어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 창덕궁 전체 규모에 60%를 차지하는 후원은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궁궐 내 정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외국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조선 왕조의 아름다운 정원이다.

 

 

 

임금과 백성은 고기와 물처럼 서로 뗄래애 뗄 수 없는 사이라는 뜻의 어수문이 부용지를 향하고 부용지에 다리를 담근 부용정이 다소곳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시조짓기에 진 신하를 부용지 섬으로 귀향을 보냈다고도 하니 조선 임금의 풍류감각이 웃음을 짓게 한다.

 

 

 

영화당 앞마당은 춘장대라 하는데 이곳에서 춘장대시라는 과거시험이 치뤄졌다고 한다.

춘장지라는 연못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주변에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더러움 속에서도 깨끗한 연꽃을 피우는 것이 마치 군자와 같아서 연꽃을 좋아했다는 숙종이 지은 애련정은 원래 연못 가운데 있던 것을 가장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아직 연꽃은 피지 않았고 잔물결마저도 없는 연못 가장자리에 자리한 애련정이 유독 쓸쓸해 보인다.

 

 

 

관람정은 부채꼴 모양의 정자와 한반도 지형의 관람지가 인상적인 곳이다.  

 

 

 

그 옆에는 존덕정이 있고 존덕정 안에는 정조가 쓴 게판이 있다.  '세상 모든 물이 품고 있는 밝은 달은 자신'이라는 글로 강력한 왕권을 시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세 정자 태극정, 소요정, 청의정은 상림삼정으로 불리며 임금과 왕족의 사랑을 받던 정자이다.

초가지붕이 인상적인 청의정은 작지만 농사를 직접 지어 농사의 중요성을 알리어 백성과 일체감을 형성하려는 임금의 노력이 보이는 곳이다.

 

 

 

옥류천에는 술잔을 띄워 시조짓기 내기를 하였는데 옥류암에 각인된 폭포의 물줄기가 삼백척이라는 숙종의 싯구에서는 정신적인 여유로움이 보인다. 

 

 

 

부엌과 온돌방까지 있는 농산정은 이곳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숙박도 했을 거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사계절중 어느 계절이 마음에 드셨길래 하룻밤 묵고 가셨는지 정말 궁금하다.

 

 

 

사대부집처럼 지었다는 연경당은 120칸의 한옥으로 사랑채와 안채로 지어졌지만 통상 담으로 가로 막힌 일반 사대부 집과 달리 연경당은 안채와 사랑채가 내부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다.

 

 

 

창덕궁의 면적보다 넓은 후원을 구경하는데 90분정도가 소요되었다.

낮은 둔덕이 있어 오르락 내리락 해야하지만 도심 속에 이런 깊은 숲이 있다는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해설사가 후원을 구경하는 팁을 주는데 이곳의 풍경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정자 밖에서 전체적인 풍경을 보는 것보다 정자 안에서 밖의 풍경을 보는 게 좋다고 한다.

임금이 서 있던 자리가 풍경을 보는 명당자리라는 것이다. 

 

 

 

이런...빨리 알려주시지....가을쯤엔 임금의 동선을 따라 후원의 정취를 제대로 눈에 담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