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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의공희학 - 백성보다 학을 사랑한 의공

 

고사성어 '의공희학'의 유래

중국 위나라의 군주 의공은 나라와 백성들의 안위는 뒷전인체 오직 학을 기르는데만 열중하는지라 신하들의 불만은 높아져 갔다.

그저 취미와 소일거리 정도를 넘어선 의공의 학 기르기는 그의 귀를 닫고 눈을 멀게 하였다. 수백 마리의 학들에 파묻혀 군주가 헤매고 있으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의공에게 간언하는 신하들은 눈 밖에 나고 백성의 마음도 멀어져만 갔다.

어느 날 적군이 쳐들어와 위험에 처해진 의공은 신하들에게 자신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신하들은 코웃음 치며 그동안 그토록 고이 길렀던 학에게 도움을 청하라는 말을 남기고 저마다 도망을 가기 바빴다. 

의공을 그제야 후회를 하고 도망을 쳤으나 가는 도중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백성보다 학을 사랑한 의공

한 나라의 군주가 학 몇 마리쯤 기르는 것은 큰 흉이 아니다. 

오히려 학이 상징하는 고고함때문에 군주의 위상을 높여주는데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의공처럼 수백마리의 학을 곁에 두고 사람보다 애지중지 한다면 과유불급이라고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하듯이 군주로서의 책임감이 무너진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학을 가마에 태우고 다니고 온 몸에 학 문양의 옷과 장신구를 걸쳤다니 의공의 학에 대한 애정은 인정하나 자신이 한 나라를 책임지는 군주라는 직분을 잊은 것이다.

군주가 학들만 사랑하는데 어느 신하가 어느 백성이 군주를 믿고 의지하며 충성을 보이겠는가.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군주가 있음을 어리석은 군주 의공이 놓치고 말았다.

 

 

진정한 취미는 자기수양

위나라 의공이 기르던 학을 지금으로 말하자면 애완동물인데 개나 고양이가 아닌 학을 곁에 두고 길렀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학이 멀리서 보기엔 고상해 보이지만 가까이에 가면 키도 크고 울음소리도 크며 고약한 배설물 냄새에 날리는 깃털 공해가 만만치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하기사 군주이니 힘들고 더러운 것들은 신하들이 맡고 의공은 예뻐만 했을 터이니 의공이야 학을 기르던 악어를 기르던 문제될 것이 없었을 것이다.

의공의 어리석음과 절제없는 학에 대한 애정이 위나라를 망치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으며 백성들과 신하들을 나라 잃은 떠돌이로 만들어 버렸다.

 

 

의공의 취미가 학 기르기라니 다른 사람들의 취미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  

새벽부터 밤까지 1년 내내 일을 해도 먹고 살기 어려운 민초들은 취미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을 것이지만 장기두기나 윷놀이, 씨름, 쥐불놀이 등 명절이나 24절기, 혹은 농한기인 겨울에 일손을 잠깐 멈추고 색다른 재미를 찾았다.

하지만 글을 읽는 선비나 관리직에 있던 사람들의 취미 생활은 학문과 연결되거나 자기 성찰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의 일환으로 재미보다는 수양에 가까운 것들이 많았다.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거나 난을 비롯한 식물을 기르거나 바둑, 장기, 악기 연주등을 하면서 내면의 자신을 들여다보는 수양의 시간을 가지며 취미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