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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캐나다 원주민 이누이트인의 '두 개의 이름'

 

동화 '두 개의 이름' 

 

 

 

집을 떠나 기숙학교로 갈 때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학교 선생님들은 나의 긴 머리를 자르고 새 이름을 지어 주었다.  짧은 머리만큼이나 어색한 나의 새 이름은 마거릿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겠다는 결심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공부와 허드렛 일로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나는 새로운 캐나다인으로 살기 위한 서양식 교육을 받으며 북극에 살았던 이누이트인의 기억을 점차 잊어 버렸다.

 

 

 

나는 마거릿이라는 이름으로 2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학교에 있을 때는 그렇게 가고 싶더니 막상 집에 돌아오자 나는 올레마운도 아이고 마거릿도 아닌 이상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기숙학교에서는 양배추 스프가 먹기 힘들더니 집에 돌아오자 예전에 먹던 핍시(이누이트인의 고유 음식:말린 생선)가 먹기 힘들어 졌다. 이누이트 말도 많이 잊어버려 오랜 만에 만난 가족들과 원활한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아 나는 외로워 졌다.

 

 

하지만 부모님은 혼란스러워하는 나를 위로해 주시고 용기를 주셨다.

비록 지금은 다시 집을 떠나 기숙학교로 가야 하지만 이제 고향을 떠나도 당당한 이누이트인으로 살아갈 힘이 생겼다.   

 

 

나는 이누이트인 올레마운

캐나다의 원주민에는 이누이트인과 퍼스트 네이션이라 불리는 부족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캐나다에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원주민에 대한 이주 계획 중 하나로 '서양식 교육'이 실시되었고 원주민들은 자기 의사에 반하는 교육을 억지로 받으러 고향을 떠나야 했다.  

주로 교육의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변화가 쉬운 어린 아이들을 모아 놓고 영어를 사용하는 신교육과 문화를 접하게 하여 원주민 고유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버리도록 하는 게 주 목적이었던 정책이었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정부의 방침대로 학교에 아이들을 보냈던 이누이트 부모들은 낯설게 변해버린 아이들을 보며 괴로워했고 이누이트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해야 했다.

 

 

  

올레마운은 실제 인물이다. 그녀를 포함한 많은 어린 이누이트 아이들이  반강제적으로 서양식 기숙학교에서 노동착취와 함께 소위 신식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이누이트인들은 새로운 세상에 나아가는 방법쯤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교육을 받은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으며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세월이 흐른 지금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 동안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누이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동화로 보는 세상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딸이 아버지와의 소통에 어려워하자 원인을 알아 보았다.

오랫동안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아버지는 전형적인 한국의 화법을 딸은 서구식 화법으로 대화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생활은 언어를 바꾸고 바꾸어진 언어는 사고방식을 바꾸게 한다.

문화가 다르고 전통이 다른 이유이다.

 

인간의 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 중 하나가 언어이다. 언어는 그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이냐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진다고 하겠다.

캐나다에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들에게서 그들의 언어와 전통문화를 빼앗으려 한 것은 일제시대 때 일본이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고유한 정신과 혼을 말살하려고 했던 것과 같다.

더 강한 이누이트인으로 돌아 온 올레마운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