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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충북 단양의 소백산 화전민촌 - 가난을 피해 산으로 간 사람들

 

화전민은 양반에게 수확의 대부분을 빼앗겨 더 이상 살 수 없는 농민들이 산 속으로 들어가 산의 일부를 불 태워 밭을 일구며 살았던 사람들이다.

화전민이 불태운 풀과 나무의 재는 비료가 되어 땅을 기름지게 하므로 밭농사를 짓기에 좋았다. 게다가 산에 나는 약초나 과일들도 이들에겐 중요한 식량과 수입원이 되었다.

하지만 2-3년만 지나면 땅의 질이 떨어져 작물 수확이 떨어지므로 이들은 정착하지 못하고 자주 삶의 근거지를 옮겨야 했다. 

 

 

 

조선시대 때, 화전민의 숫자가 늘어나자 이들을 내려오게 하기 위해 이주정책을 펼쳤으며  법으로 화전민이 되는 것을 막았다.

이 후 화전민들의 숫자가 주는가 싶더니 일제시대때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광복 이후 1968년 화전정리법으로 강원도 산간에 남아 있던 화전민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면서 화전민들은 사라지게 되었다.

 

 

 

충청도 단양에 가면 소백산에 예전 화전민터를 재현해 일반인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해 놓았다해서 너와 지붕을 보고 싶은 마음에 화전민촌으로 향했다.

내륙지방이라 산이 얼마나 높겠어 했는데 강원도로부터 시작되는 태백산 줄기 답게 산세는 험하고 계곡은 깊었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 도로를 1km 더 들어가야 한다는 이정표를 보는데 저 멀리 산 속에 화전민촌이 살짝 보여 서둘러 다시 차를 몰았다.

 

 

 

 

여름 휴가의 막바지라 그런가 외지 사람은 아무도 없는  화전민촌에는 이곳 관리를 맡은 중년의 부부가 예약한 손님들 방에 군불을 때고 있었다. 

현대식 굴뚝이기는 하지만 연기가 나오는 굴뚝을 보니 옛날 이곳에서 살았던 화전민들의 생활을 상상하게 된다.

 

 

 

 

화전민들의 너와집은 적송이나 전나무, 참나무등을 사용해 지붕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널빤지처럼 잘라진 나무들을 겹치듯 배치해 처마끝부터 위로 쌓아 올라가고 그 위에 기다란 통나무를 올려누르듯 고정시키면 너와가 고정된다.

 

 

 

너와는 여름엔 통기성이 좋아 시원하고 겨울엔 지붕 위에 쌓인 눈이 오히려 보온의 효과를 주는 나름 계절별 기능성이 있는 지붕이다.

외벽의 일부를  질감을 그대로 살린 나무껍질을 이용해 붙였는데 시각적으로는 거칠지만 독특한 개성과 산 속 너와집의 운치를 더 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곳 소백산 화전민촌은 단양군청에서 2016년까지 시설을 확대해 산약초 재배등 체험의 범위를 넓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 공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