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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과 석문, 정도전과 마고할미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에 대한 드라마 방영 이후 정도전 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이 부각되었다.

단양의 팔경 중 첫번째로 꼽히는 도담삼봉은 남한강 한 가운데 서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는 모습에서 정도전의 회한이 담긴 그림자가 보이는듯 했다.

 

 

 

도담삼봉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강원도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 때 떠 내려온 것이라 한다. 

이와 관련된 정도전과의 일화에 의하면 도담삼봉이 원래 정선에 있던 것이니 원소유주인 정선군에 세금을 내라고 하였다 한다.  

이에 어린 정도전이 도담삼봉 때문에 물길이 막혀 어려움이 많으니 다시 가져가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는 그의 총명함과 함께 도담삼봉이 예나 지금이나 누구든  탐낼만큼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도담삼봉이 되고 원래 경북 봉화가 본가였으나 정도전의 외가가 있어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냈던 단양은 강원도, 경상도와 지리적으로 근접할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인연이 깊은 곳이라 하겠다.

도담삼봉의 수려한 외경은 험한 태백산에서나 볼 수 있는 기암 봉우리를 연상케하고 조선 개국의 일등 공신 정도전이라는 큰 인물이 태어난 곳이니 말이다.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석문으로 올라가는 진입로가 보인다.

석문은 거대한 아치형의 돌기둥인데 오래 전 석회암 동굴이 무너지면서 천장의 일부가 남아 지금의 형태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300여미터의 계단을 오르다 숨을 고르며 뒤돌아 보면 저멀리 내려다 보이는 도담삼봉이 앙증맞게 보인다.

 

 

 

아치형 석문을 통해서 마치 창문 밖으로 남한강 풍경을 보는 것같은 시야를 만들어 주는 석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이런 모습을 만들기 위해 얼마만한 세월이 필요했을까라는 가늠할수조차 없는 시간과 세월을 생각케 하였다. 

도구를 잘 쓰는 석공이 아주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성으로 만들어 지금 우리에게 선물처럼 남겨준 작품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에 감동을 담는다.

 

 

 

일반인들이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석문 옆에는  자그마한 동굴이 있는데 이곳에 마고할미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하늘에서 물을 길러 왔다가 비녀를 잃어버린 마고할미가 살았다는 동굴인데 안내판에 쓰여진 글을 읽으며 마음 속에 이야기 하나가 만들어 졌다.

 

 

 

'석문만큼 키가 큰  마고할미가 하늘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이곳에 멋진 삼봉이 있으면 훨씬 좋겠다 생각하여 정선에 있던 삼봉산을 옮겨 왔다.

그러다 비녀를 잃어 버려 하늘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산에 동굴을 뚫고 석문을 세워 입구를 만들고 그곳에서 살았다.

마고할미는 매일 석문에 나와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흐믓해 하였다.'  

 

<석문 입구에 있는 도담삼봉 음악분수쇼>

 

 

단양에서 우연히 만난 아주머니가 강원도 사투리를 쓰시길래 '이곳 사투리가 강원도 사투리랑 섞인건가요?' 여쭈니 지역적으로 가까워 강원도에서 이사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신다.

단양, 충청도 내륙지방이라는 선입견으로 그저 완만한 지형일거라는 예상을 했는데 산이 깊고 깊은 것이 강원도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