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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단양팔경] 사인암과 선암계곡(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 신선이 노닐던 자리

 

충북 단양의 명소 중 하나인 '사인암'은 깍아 지른 절벽과 절벽 틈새로 자라는 나무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다. 

사인암의 기암절벽과 옥색의 물빛은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이 아닌 신선이 사는 곳일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펼쳐 놓은 병풍처럼 정면으로 눈 앞에 쫘~악 펼쳐져 기암 절벽이 시선을 압도하고 그 밑을 흐르는 남조천의 푸른 물이 가슴을 적시듯 찰랑 거린다.

 

 

 

사인암은 고려말 학자인 역동 우탁의 직책 이름인 '사인'을 따와 지은 것이데 이는 조선 성종 때 단양 군수인 임제광이 우탁 선생을 기려 명명했다고 한다. 

역학에 능했던 역동 우탁은 충선왕의 패륜을 보고 목숨을 건 진언을 하다가 낙향하게 되는 인물로 '탄로가'라는 시조로 유명하다. 

'한 손에 막대짚고 또 한 손에 가시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평상을 깔아 놓은 것처럼 넓직한 바위 사이를 빠르게 흘러 내린 계곡물은 사인암 앞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천천히 계곡 아래로 흘러 간다. 

넓직한 바위, 큼직한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얕아 지기도 하고 깊어지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흐른다. 얕은 물은 아이들이 놀기 좋고 깊은 물은 어른들이 놀기 좋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계곡이 또 있을까 싶다.

 

 

 

퇴계 이황이 단양 군수로 있을 때 '신선이 노닐다 간 자리'라 하여 명명한 삼선구곡은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과 아홉구비의 명소가 있다는 뜻이다.

크기나 형태들이 다양한 바위들이 즐비하고 맑은 물이 넘쳐 흐르는 삼선 계곡은 지금도 그렇지만 아주 오래 전 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선비들은 바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도 하고 시를 짓기도 했으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삼선계곡의 풍경을 즐겼다고 한다. 

꽤나 깊은 계곡임에도 대여섯명은 족히 누워도 될 만큼 넓적한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보았던 계곡의 바위들은 울퉁불퉁하고 뾰족해 엉덩이만 걸쳐야 하는 정도인데 선암계곡 바위들은 깔아 놓은 이불처럼 혹은 평상처럼 반듯한 평면이 특징이다.

 

 

 

아쉬운것은 비 오기 전이라 그런지 상선암과 중선암은 물이 적어서 그 운치를 다 살리지 못했고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하선암에 가자 물이 제법 많아졌으며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비교적  하류임에도 물살은 제법 빠르게 느껴졌는데 물이 상당히 맑았다. 

 

 

 

사인암과 선암계곡이 지금의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얼마동안의 시간과 세월이 필요했을까 짐작도 할 수 없지만 아마도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이 가장 멋있는 모습일 것이다.

왜냐하면 관리가 부실해 지면 유지는 커녕 훼손되는 속도만 빨라질테니 말이다.

여름의 피서지로 무더위를 날려 주고 휴식을 통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막힌 장소로 충북 단양의 사인암과 선암계곡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