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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포벽유죄 - 분에 넘치는 보물은 재앙을 가지고 온다

 

고사성어 '포벽유죄 (抱璧有罪)'의 유래

우나라 임금인 우공의 아우 우숙에게는 명옥(名玉)이 있었는데 우공이 이를 탐내어 달라고 하자 처음엔 거절하였다가 우공에게 명옥을 주었다.

 

<사진출처 : 대전일보>

 

우숙이 형에게 명옥을 준 이유는 주나라 속담에 '필부는 죄가 없어도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 죄가 된다'라는 말이 생각나 자신이 명옥때문에 화를 입을 수 있음을 깨닫고 형에게 내어준 것이다.

그런데 우공은 또 우숙의 보검을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우숙이 '형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나중엔 내 목숨을 달라고 할 것이다.' 라고 판단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우공은 주나라를 떠나 홍지로 달아났다.  

 

 

분에 넘치는 보물은 재앙을 가지고 온다

포벽유죄의 원말은 '필부무죄 회벽기죄 (匹夫無罪 懷壁基罪)'로 필부는 비록 죄가 없어도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이 곧 죄가 되어 돌아온다라는 말로 값진 보물은 재앙의 근원이 될수 있음을 경계하였다.

우숙이 가지고 있던 명옥을 건네 받은 우공이 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나 도망자 신세가 된 결과만을 본다면 우공이 화를 당한 것이지만 본디 심성이 착해 형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가졌던 우숙이 형을 임금의 자리에서 내쫓는 반역자가 된 것 또한 명옥의 저주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탐욕스런 욕심의 원인을 아무짓(?)도 하지 않은 무생물인 구슬(玉)에게 떠 넘기려는 인간의 미욱한 모습이다.

 

 

포벽유죄와 무전유죄

얼마 전 서울시의원이 연루된 살인사건이 있었다.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정치계의 힘을 빌어 재산을 늘이려는 욕심을 부리다 비명횡사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88년 10월, 인질을 잡고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강도범 지강헌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지강헌은 '무전 유전'이라 썼는데 이는 무전 유죄를 잘못 쓴 것이라 추측됨)를 외쳐 이목을 끌었던 사건이 있었다.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된다'는 말인데 당시 사람들은 이말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사진출처 : 한겨레>

 

포벽유죄와는 정반대인 경우로 재물이 없어 죄가 된다는 무전유죄는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황금만능주의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라 하겠다.

당시 대부분의 서민들이 느꼈던 빈부격차에 대한 박탈감으로 인해 절절히 공감하게 되고 인구에 회자되었던 말로 기억된다.

현대가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포벽유죄'는 모르고 '유전무죄'만 알고 있는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