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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과학

나노기술의 양면성

                               ▲ 사진 : 전자신문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 오래 살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중의 하나가 인지적 능력의 퇴화이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치매에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화에 의한 인지적인 퇴화를 진단하고 이를 치료하는 연구가 가속화되었다.
나노기술로 뇌 조직을 성장시키고, 신경을 연결시키고, 신경 전달 물질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도입한 것이다.
이 의료 기술은 효과성을 검증 받아 치료용으로 승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은 노인뿐만 아니라, 부모들에 의해 학생들에게 사용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학습이나 기억, 문제 해결 등과 같은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위 글은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가 2009년 제출한 보고서인 '나노기술 : 사회적.윤리적 쟁점'에 실린 가상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처럼 나노기술을 인지적인 능력에 적용시킬 수 있다면 노인들의 치매를 해결할 수도 있고 자라나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나노기술 치료법이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까?



나노(nano)는 1억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1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크기다.
이만한 크기의 물질을 다루는 기술을 나노기술(Nano Technplogy, NT)이라고 한다.

즉, 나노기술은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새롭게되거나 나타나는 소재.소자 또는 시스템을 창출하는 과학기술을 말한다. 



   위대한 나노기술의 세계

나노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나노라는 말이 들어간 제품 광고는 많이 보았을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화장품이나 세제, 세탁기에 나노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요즈음에는 TV나 스마트폰 모델명에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거나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진 나노기술이 있는 반면에, 
아직도 연구 개발 중으로 상용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나노기술들도 있다.

나노기술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나노 화장품

나노 화장품은 입자의 크기가 피부 세포의 간격인 75나노미터보다 작기 때문에 피부 세포 사이를 통과해 깊은 곳까지 효능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통증없는 주사기

나노기술로 주사기를 가늘고 작게 만들면 신경세포가 있는 조직까지 바늘이 도달하지 못해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
조만간 병원에 등장한다고 한다.

탄소 나노 튜브

탄소나노튜브는 1991년 일본전기회사(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전기방전법을 사용
하여 흑연의 음극상에 형성시킨 탄소덩어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하였다. <자료 : 네이버백과사전>

그리고 나노기술로 원자 수준의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신소재이다.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100배 이상 강하면서도 매우 가볍고 유연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스포츠 용품뿐만 아니라, 앞으로 비행기 소재나 건축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될 것이다.

컴퓨터 & 스마트폰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여 많은 양의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게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상상도 못할 많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들어 인공지능 로봇이나, 실제와 같은 가상현실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료나 생명공학

나노 캡슐에 약물을 주입하여 암세포만 제거하는 기술이 연구 중이다.
또한 나노 규모의 센서를 인체에 삽입하여 혈당을 재거나 암세포를 감지함으로써 정밀하고 지속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태양전지나 수소 연료전지 개발

크기가 다른 나노 입자를 여러 개 쌓으면, 태양 빛의 여러 파장을 이용하여 전기 에너지 전환의 효율을 20%에서 50%를 증가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수소를 잡아당기는 힘이 크고, 나노 구조의 넓은 표면적으로 많은 양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도 있어 전기 생산에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태양전지나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 나노기술을 응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환경공학(ET) 등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회 모습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나노기술을 '차세대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기술'이라고 한다. 


나노기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일부에서는 나노기술이 인류의 환경과 건강, 그리고 안전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인다.

그러나 어떤 기술이라도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개발 과정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나노기술은 새로운 기술로서 모든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런 때에 나노기술의 불확실한 위험이나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지나친 고려는 자칫 나노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노기술의 연구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구더기 두려워하고 대비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동안에 장 담글 시기를 놓친다면 
 그보다 어리석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


   나노기술의 그림자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은 빛만 내리쬔건 아니었다.
산업혁명 초기에 노동자들의 삶은 너무나도 비참했다.

나노기술 또한 기존의 모든 과학 기술 분야를 이전과는 다른 치원으로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18세기의 산업혁명만큼이나 우리릐 삶과 사회적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노기술이 모두의 행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발전의 초기에 나노기술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노기술의 위험한 경우들


CASE 1.


2004년 미국 사우던 메소디스트 대학의 연구에서 수용성 버키볼(폴로렌과 같은 뜻)에 노출된 큰입 민물농어의 뇌 손상률이 노출되지 않은 9마리의 농어와 비교할 때 17배나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CASE 2.


나노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다.
따라서 피부에 침투하기 쉽고 호흡에 의해 몸 전체로 퍼질 수 있으며, 세포막을 직접 통과할 수도 있다.

만약 나노 입자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체내에 침투하면 뇌혈관 장벽을 건너 뇌에 침투하거나, 모체에서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나노 입자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들에게도 축적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다.


CASE 3. 


한때 석면은 '꿈의 섬유'로 불리었으나, 훗날 석면 섬유가 호흡기로 침투하여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후두암이나 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얼마 전에는 야구장 그라운드의 흙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언론에서 난리치기도 했다.

DDT 역시 한때는 사람이나 동식물에 무해한 살충제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인체에 축적되어 암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죽음의 묘약'이 되었다.

나노기술 역시 어두운 면을 갖고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나노기술을 무조건 반대하자는 의견은 아니다.
  
맹목적인 추진보다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른 길이 될 수도 있음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나노기술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와 인류의 존재라는 근본적인 물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노기술 자체가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라는 맹목적인 환상과 나노기술로 인해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공포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면, 결국 미래의 모습은 결코 긍정적이지는 않을 거라는 주장이다.



핑크빛일지, 혹은 회색빛일지도 모르는 나노의 미래, 
나노기술이 가져올 문제를 누가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까?

과학자? 기술자?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

그런데 나노기술처럼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침투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라면,
과학자들에게만 나노기술 연구개발의 모든 결정을 맡겨 놓는게 옳은 걸까?

<자료 : '정답을 넘어서는 토론학교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