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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논산팔경 관촉사에서 은진미륵을 만나다

 

충남 논산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육군훈련소이다. 그리고 지역특산물로 딸기가 유명한 건 이번에 새롭게 알았다.

지방자치제가 본격화 된 이후에 모습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그 지역에서 제일먼저 만나는 곳은 해당 지역의 팔경이다. 아니 어떻게 해서든지 팔경을 선정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논산에도 당연히 논산팔경이 있다. 즉 논산에서 경치가 좋은 가볼 만한 8곳을 말한다. 그 중에 하나인 관촉사는 논산이 자랑하는 천년 고찰이다.

사찰이 창건된 때는 정확히 전해지지 않으나 대강 고려 초 정도로 짐작한다. 이러한 추측도 관촉사보다 더 유명세를 탄 은진미륵(보물 제218호) 때문이다.

 

 

 

1743(영조19) 관촉사 경내에 세워진 관촉사사적비명에 사찰이 세워진 때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기록도 실은 석조보살입상(은진미륵)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이나 은진미륵이 968(고려 광종19) 조성되기 시작했으므로 사찰도 그 무렵에 존재했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관촉사라는 절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바로 은진미륵 덕분인데 여기에 은진미륵의 탄생비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관촉사 사적비에 적혀있는 기록이다.

고려 광종19(968) 반야산에서 나물을 캐던 여인이 어딘가에서 아기우는 소리가 들려 그 곳에 가보니 커다란 바위가 솟아있어 이를 관가에 알렸다. 이 사실은 임금에게도 알려졌고 나라의 조정회의에서 논의한 끝에 이는 하늘에서 불상을 조성하라고 내린 바위라 결론짓고 혜명대사에게 불상을 만들라 명했다. 혜명대사는 석공 등 인부 100여 명과 함께 37년이란 시간이 걸려 은진미륵을 완공하였다.

 

실제는 숭불정책을 편 고려 왕권의 입장에서 패망한 백제 지역의 호족들을 끌어안기 위해서 부처의 힘을 빌어 위로하려는 정책을 펼쳤으며 그 방법으로 커다란 불상을 세웠을 거라 추측한다.

 

 

 

관촉사를 방문하면 미륵전을 살펴봐야 한다왜냐하면 미륵전에 미륵불상이 없기 때문이다.

은진미륵 정면에 위치한 미륵전은 북벽 전체를 유리 창문으로 하여 미륵전 내부에서 유리를 통해 미륵불상을 보면서 예불을 올리도록 하였다.

 

 

 

예전에는 벽에 작은 사각 구멍을 통해 은진미륵이 한곳에 반사되게 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북쪽 유리벽에 그려진 원형(위 사진) 안에 은진미륵의 전신이 비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은진미륵의 오른손에는 연꽃이 들려있다. 그리고 오른손의 검지는 하늘을 향해있고 왼손의 검지는 땅을 향하고 있다.

56 7천만 년 후에 중생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다는 미륵불이 천지를 보살피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주차장에서 관촉사에 이르는 길 옆 연못에 연꽃이 활짝 피는 시기인 8월에 은진미륵의 미소가 더 환해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