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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로빙화' - 일찍 시들어 버린 눈물의 꽃, 로빙화

 

영화 '로빙화'

 

 

 

대만의 경치 좋은 강변 마을에 사는 꼬마 아명이는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차 밭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누나와 셋이 살고 있다. 가난과 함께 죽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어린 남매는 '로빙화' 노래로 견뎌내곤 한다.

 

 

 

'하늘 위 별들은 말이 없고 땅 위의 소녀는 엄마를 그리네 밤마다 엄마의 말을 생각하며 반짝이는 눈물은 로빙화'

 

 

 

새로 온 미술 선생님은 아명이의 천재적인 그림 솜씨를 단박에 알아보고 관심을 보이자 아명이는 신바람이 나서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학교 대표로 이장의 아들이 뽑히고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 두고 마을을 떠난다. 아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채 그림을 그리다 쓰러진다.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아명이는 세상을 떠나고 어느 날, 아명이가 그린 그림이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을 가지고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

 

 

 

하지만 주인공 아명이는 이세상에 없다. 누나는 아명이의 무덤에 가서 그림과 상장을 불태운다.

 

 

일찍 시들어 버린 눈물의 꽃, 로빙화

영화 속에서 어린 아명이의 그림은 천진난만하고 독특하다.

집 안에서 키우는 개를 그리는데 해 질녁 배경으로 그려진 개는 온 몸이 빨간색이었다. 무슨 개가 빨간색이냐 아버지가 묻자 빨간색으로 보이니까 빨간색이라고 아명이는 대답한다.

 

 

 

리고 아명이가 그리는 태양은 파란색이다. 태양이 파란색인 이유는 뙤약볕에 일하다 쓰러지는 아버지를 위해 시원한 태양을 염원하는 아명이의 고운 마음씨와 풍부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아버지에게 들은 해를 잡아 먹는 개 이야기를 그리기도 했는데 아명이가 가장 힘들어 했던 것은 엄마의 얼굴 그리기였다.

기억이 나지 않아 누나에게 물어가며 얼굴을 그려보지만 .....

 

 

 

마을 뒷 산의 풍경을 멋지게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다던 아명이는 엄마가 더 그리웠는지 서둘러 엄마 곁으로 가 버렸다.

가난때문에 아내를 보내고 다시 어린 아들마저 보내 놓고 가슴을 치는 아버지와 서로 기대며 외로움을 달래던 동생을 엄마에게 보내고 두 배의 그리움에 눈물 지을 누나를 남겨 놓고 말이다.   

 

 

 

 

로빙화는 한여름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이지만 차 밭에 거름이 되는 예쁜 노란 꽃이라고 한다.

어린 남매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의 상징이기도 하고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어리석은 어른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간 어린 아명이의 상징처럼 보이는 영화 '로빙화'는 반짝이는 강물을 배경으로 구성지게 울려 퍼지는 노래가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였다.

 

 

 

슬픈 결말에 잘 어울리는 노래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며칠 동안 귓가를 맴돌고 흥얼거리게 하였다.

순수한 어린 영혼의 맑은 이야기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켰던 영화 '로빙화'는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아름다운 강변 마을의 자연 풍경때문에 더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20년이 넘은 영화라 화질이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강과 푸른 산속에 하나가 된듯 서 있는 어린 남매의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