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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신의 한 수' - 단두대가 되버린 신들의 놀음판

 

영화 '신의 한 수'

 

 

 

바둑판이나 장기판을 축소된 인생판이나 전쟁터로 말한다.

치열함과 비열함에 잔혹함으로 따진다면 바둑이든 장기든 비교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바득판, 장기판에 마주 앉은 대국자들의 비장한 표정은 실제를 방불케 한다.

 

 

 

신들의 놀음판에서 재미와 승부욕을 자극하는 '내기'는 재미와 더불어 팽팽한 긴장감을 배가 시키지만 인간들의 놀음판에서는 간혹 자기 인생이나 남의 인생을 거는 재미 없고 무모한 내기로 안타까움을 줄 때가 있다.  

 

 

 

형의 내기 바둑에 멋모르고 참여했다가 형을 죽게 만든 태석은 감옥에서 고수로부터 바둑을 배우는 한편 무술을 연마하며 절치부심 복수의 그날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때가 왔다.

태석의 상대는 살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둑판을 사기판으로 만들어 상대의 목숨까지 서슴치 않고 빼앗는 지독한 냉혈안 살수는 사기 바둑팀을 만들어 내기 바둑판을 피로 물들이는 바둑계의 타짜이다.

 

 

 

살수의 목적은 바둑판의 승리가 아니라 바둑판에 앉은 사람의 목숨인듯하다.

살수가 벌인 바둑판은 결코 이길 수가 없다. 오직 목숨값으로 치뤄야만 하는 그의 바둑판에 이제 태석이 마주 앉으려 한다.

 

 

 

태석은  미리 살수에 대적할 팀을 만들기 위해 숨은 고수 주님을 비롯해 꽁수와 허목수를 불러 내는데 성공한다.

 

 

 

이제 이들은 태석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걸고 피비린내나는 한 판을 벌인다. 

 

 

단두대가 되버린 신들의 놀음판

바둑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만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영화이다.

 

 

 

영화 속 작은 자막에 각 에피소드에 맞는 바둑판 용어들이 이야기를 연결시켜주지만 바둑판에 몰입하게 하는 장면보다는 바둑판에 피를 뿌리고 칼부림에 몸서리치며 죽어가는 인간들 모습에 바둑판을 외면하게 만드는 장면이 자주 보여 아쉬웠다. 

 

 

 

게다가 진정한 승부가 아닌 눈속임으로 남의 손을 거친 바둑판은 재야 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한 판 명승부를 기대했던 나를 실망시켰다.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했던 탓이다.

 

 

 

영화 '타짜'의 분위기와 비슷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자주 '타짜'를 연상시키고 영화 스토리상 잘 녹아들지 못했던 여배우의 연기력은 그나마 영화에의 몰입도를 감소시켰다.

 

 

 

게다가 순수한 어린 천재의 바둑 실력이 때묻은 어른들을 이긴다는 설정은 바둑의 신비스런 묘미를 살리려 한 것 같은데 오히려 오버스런 설정이 아니였나 싶다.

 

 

영화 첫 부분에 덥수룩한 수염에 안경을 끼고도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했던 정우성과 정우성보다 몸을 잘 만들어 낸 최진혁의 화려한 액션 장면이 그나마 눈요기거리였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