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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자전거 탄 소년' - 아빠가 버린 소년의 생존법

 

영화 '자전거 탄 소년'

 

 

 

아이에게 부모는 혈연관계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신체적 정신적 생존과 직결된 관계로 인식된다. 

부모가 나의 손을 놓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곧 죽음과 같은 불안과 공포로 다가오므로 아이는 어떻게해서든 손을 놓치 않으려 애를 쓴다. 여기 아빠가 놓은 손을 어떻게든 잡아보려 몸부림치는 아이가 있다.

 

 

 

보육원에 한 달만 있으면 데리러 오겠다던 아빠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시릴은 한달음에 아빠의 집으로 달려가보지만 아빠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사람들은 아빠를 찾으려는 시릴을 붙잡으려 한다. 시릴이 아빠를 찾으려는 이유는 자신이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잠시 떨어져 있는것이라는 대답을 듣고픈것인데 아무도 시릴이 원하는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

어렵게 찾은 아빠마저도....

 

 

 

시릴은 급격히 불안해 졌고 아빠가 사 준 자전거에 집착을 보인다. 아빠와의 끈이자 아빠에 대한 분노를 분출하기 위해 시릴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또 달린다.  

 

 

 

궁지에 몰린 새끼 고양이가 발톱을 세우며 달려 들지만 사실은 버려진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강하고 난폭해 보여야 했으니까. 그런 시릴의 내면을 그나마 알아준 사람이 사만다였다.

 

 

아빠가 버린 소년의 생존법

시릴의 후견인 사만다는 생부인 아빠로부터 버림의 상처를 받은 어린 영혼 시릴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시릴을 주말동안만 돌봐 주기로 한다.

하지만 아직 자신을 버린 아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릴은 사만다에게 마음을 열어줄 여유가 없다. 그건 아마도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빠는 아빠고 사만다는 사만다이니까.

 

 

 

시릴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것 같은 동네 형의 꼬임에 넘어가 강도짓을 하고 돈을 받는다. 시릴은 그 돈을 들고 아빠를 향해 달려간다.

아빠가 떠난 이유가 돈이 없어서 였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빠에게 돈다발을 내밀자 아빠는 돈을 거절한다. 순간 시릴은 알아챘다. 아빠가 자신을 버린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걸.

 

 

 

맥없이 돌아서는 시릴은 사만다에게 돌아와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는 선택의 순간에 시릴을 버렸지만 사만다는 선택의 순간에 시릴의 손을 잡았고 시릴은 이제 사만다에게 기대어 생존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엔 하루속히 아빠가 자신을 데릴러 오기를 매일같이 기다릴 것이다. 아빠는 아빠니까.

 

 

 

발톱을 세웠던 새끼 고양이는 잘 길들여진 고양이로 변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다.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지 잘 알기에 시릴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지는 형벌같은 삶을 받아들인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시릴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전거를 타고 다시 달린다. 언제쯤 시릴은 행복한 얼굴로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