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황제'

 

 

 

바람에 날리는 흰색 차양막을 걷으며 뛰어가는 어린 아이, 그 끝에는 까마득한 아래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만세를 외치는 수많은 신하들이 있었다. 

미간을 찡그리며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 어린아이의 표정에서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짐작케 했다.

 

 

 

그리고 1950년 중국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는 전범으로 전락해 중국으로 송환되고 있었다.

초라한 행색에 절망적인 표정, 그 어디에서도 그가 세상의 중심이라 자부했던 중국 청나라의 황제였다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황제였는데 그를 대하는 사람들은 무례하고 또 무례했지만 현실은 아무도 푸이를 막아주는 이가 없음이 한스럽다.

 

 

 

쏟아지듯 퍼붓는 모멸감과 자괴감에 자살을 시도하지만 모진 목숨은 되살아 나고 지옥같은 세상에 다시 내던져지고 만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않으니 그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만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지금 나는 왜 여기에 있는걸까? 이 사람들이 묻는 나의 죄는 무엇일까? 푸이는 멀리 달아나려는 기억들을 간추려 본다.

 

 

 

푸이, 3살 젖먹이 때 어머니 품을 떠나 궁에 들어 왔고 이후로 궁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황제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허울뿐 세상이 아니 문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른체 그렇게 푸이는 성장했다. 

 

 

 

 

어느 날 푸이에게 다가와 잃어버린 자아를 찾도록 일깨워준 영국인 가정교사 덕분에 푸이는 자존감을 가지게 되고 황제의 신분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버렸다.

 

 

신해혁명으로 밀려난 황제 푸이

신해혁명으로 황제의 지위를 박탈당하지만 새로운 제국 건설의 야망을 가지고 스스로 만주국의 황제로 다시 등극한다.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이자 만주국의 첫 황제인 셈이다.

하지만 정치적 기반도 없고 외교적 세력도 없던 그는 일본에게 이용만 당하고 가정도 깨지며 황제의 역할은 끝이 났다.

 

 

 

공산정권하에서 10년간 재교육을 받고 황제의 잔상을 씻어낸 푸이는 자금성을 지나다 옛 집을 찾아가듯 성 안으로 들어간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푸이의 뒷 모습과 썰렁한 자금성의 모습이 어딘가 서로 닮은듯이 보였다.

 

 

 

옛 주인을 알아볼까? 지나가는 아이에게 실없이 말을 던지는 푸이

"얘야, 나는 황제였단다. 옛날에 여기서 살았었지."

증명해 보라는 아이의 말에 무언가 떠오른듯 푸이는 얼른 의자로 올라가 어린 시절 숨겨 두었던 곤충집을 찾아 내어 아이에게 주며 환하게 웃는 푸이의 얼굴이 애잔하게 보인것은 측은했던 그의 인생사때문일 것이다. 

 

 

 

 

의지와 관계없이 황제에 오르고 의지와 관계없이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으며 의지와 관계없이 중국 역사의 중심 인물이 되어 소리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다.

 

 

 

구한말 혼란스런 시기에 왕위에 올라 비극적인 사건들을 온 몸으로 겪으며 당대를 살아내야했던 고종의 모습과 닮은 구석이 많아 보이는 푸이, 필부의 일상적인 행복도 모른체 살아야 했던 황제, 마지막 황제의 자리는 가혹한 운명이었다.

 


Posted by 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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