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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2002년 전 세계는 축구에 미쳤다


2002년 대한민국은 전국이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그 해 대한민국은 축구 역사에 다시 쓰기 힘든 드라마를 연출했고, 전 국민은 그 벅찬 감동에 열광하였다.

스포츠만큼 기록이 중요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구기 종목인 축구와 같은 경기의 기록은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린 그 해 축구역사에서 쉽게 기록되기 힘든 진기한 기록들이 새로 만들어 졌다.

과연 그 해 어떤 기록이 세워졌는지 축구의 진기명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축구경기에서 149-0, 가능한 스코어인가?


2002년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을 무렵인 11월 3일.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라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는 프로축구 1부 리그 경기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경기는 클럽 축구와 국가대표팀 간에 벌어지는 A매치를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골 차이가 난 승부로 역사에 기억되고 만다.
149-0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90분 동안 149골을 넣으려면 대략 36초당 1골씩을 넣어야 가능한 일인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당시 홈팀 AS 아데마와 원정팀 SOE의 경기가 벌어지는 도중 SOE의라차라자카 감독이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그리고 뒤이어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덩달아 흥분한 SOE 선수들이 자기 골대에 마구 줄기차게 자살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SOE 선수들이 자기 골대에 넣은 골 수는 자그만치 149골이나 되었다. 
그리고 이 경기는 고스란히 세계 최다 골 차이의 축구경기로 역사에 기록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최다 골 차이 기록은 어떻게 될까?

이 기록은 호주와 사모아가 벌인 2002년 한일월드컵 지역예선 경기에서 세워졌다.
이때의 스코어는 31-0으로 호주의 승리로 끝났다.
물론 이는 2002년에 만들어진 기록은 아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과 관련된 경기임은 틀림없다. 


사모아의 입장에서는 창피한 기록이 아닐 수 없지만 어쨌든 덕분에 사모아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였길 바란다.



월드컵 본선 최단시간 골을 먹은 나라는?


2002년은 축구 역사에서 흥미로운 기록이 또 하나 만들어 졌다.
다름아닌 월드컵 본선 최단시간 골 기록이 세워졌다.  

그럼 월드컵 최단시간 골을 먹은 창피한 기록은 어디서 세워 졌을까? 

2002년 6월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여진 터키와의 3,4위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어렴풋이 그 경기 장면이 기억이 날 것이다.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자.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유상철은 홍명보에게 어설픈 백패스를 하는 순간, 일한 만시즈기 공을 가로채 쉬퀴르에게 패스했고 쉬퀴르는 순식간에 우리 골문을 갈라놓았다.

정말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3,4위전 만은 승리할 것을 기대하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고 바로 모든 국민들은 예선전부터 한시도 놓지 않았던 긴장이 한순간에 풀어지는 순간이 되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골이 터지기까지 불과 1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1962년 칠레 월드컵의 체코-멕시코전에서 체코의 마세크가 기록한 최단시간 골 기록 15초를 경신하는 기록이었다.

과연 이 기록이 언제 깨어져 대한민국의 불명예 기록이 잊혀질까 궁금하다.
이전 기록이 깨지는데 40년 걸렸으니까 2042 월드컵에서나 갈아치워 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