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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영화 '천국의 아이들' - 오빠가 꼭 3등해서 운동화 가져 올게

 

영화 '천국의 아이들'

 

 

 

지금까지 본 영화중 가장 감성적인 영화로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보석같은 영화이다.

살다가 힐링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아이들의 미소가 큰 치유제가 될것 같다. 며칠 동안 내내 알리와 자라의 미소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9살 오빠 알리와 7살 여동생 자라의 이쁘고 또 이쁜 이야기가 동화처럼 그려진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아빠한테 혼나는건 괜찮아, 하지만 구두를 사려면 또 빚을 얻어야 한다 말야."

 

 

 

 

1학년인 자라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냅다 달려간다. 얼른 운동화를 벗어서 오후반인 오빠 알리에게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오빠가 자라의 구두를 잃어버렸는데 다시 살 수 없을만큼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남매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골목길에서 서로 신발을 바꿔 신으면 이번에 알리가 학교를 향해 전력질주한다. 왜 늦었냐, 빨리 온거다 티격태격하는 남매의 모습은 짠하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도 만든다.

알리의 부주의로 잃어버린 구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와 길거리 장사를 하는 소녀에게 흘러 갔는데 이를 알게 된 알리와 자라는 자신들보다 더 가난해 보이는 소녀에게 차마 구두 달란 말을 못하고 돌아서고 만다.  

 

 

 

 

그리고 소녀를 다시 만났을 때 어린 자라는 소녀에게 환한 미소를 보낸다. 고작 9살과 7살인 아이들의 배려심은 바다보다 넓고 하늘보다 높고 무지개보다도 고와서 눈이 부실 지경이다.

 

 

 

오빠가 꼭 3등해서 운동화 가져 올게

 "오빠만 믿어"

동생의 구두를 어떻게해서든 만들어 주고픈 알리는 어린이 마라톤에 참가한다. 3등 상품이 운동화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 알리는 달리기 시작한다.

 

 

 

 

어느덧 선두 그룹이 정해지자 6-7명의 아이들은 각축전을 벌이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마지막 젖먹던 힘을 쓰며 달리고 또 달린다. 질끈 눈을 감은 알리는 선두를 치고 나가다 속도를 줄여 2명의 아이를 앞으로 보낸다. 알리의 목표는 3등이다.

결승선이 보이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다시 혼전 양상을 보이며 골인지점에 이른다. 알리는 1등, 그런데 알리는 울듯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아....3등을 해야하는데 1등의 기쁨보다 동생에게  운동화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알리는 고개를 들수가 없다.  

 

 

 

 

 

'3등 상품과 바꿔 주세요' 라는 말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 온 알리는 자라 보기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왜 1등은 해 가지고 .... 낡아서 찢어진 운동화를 벗고 마라톤을 하느라 물집이 생긴 발을 물에 담그며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본다. 

한 발자국만 덜 뛸걸.... 만감이 교차하는 알리의 표정. 그 놈의 운동화가 뭐길래 참.....

 

 

 

 

나처럼 안타까움에 탄식하고 있을 관객을 위해 감독은 마지막에 선물같은 장면을 주었다. 아버지의 낡은 자전거 짐칸에 분홍빛 구두와 새 운동화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새 신발을 보자 울컥하더니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알리와 자라가  얼마나 좋아할까?  눈에 선한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그려지는데 감독은 그대로 영화를 끝냈다. 이런 불친절한 감독님. 

점점 각박해지는 사회를 우려해 모 방송국에서는 '배려'를 캠페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배려란 더 가진 사람들만이 하는 거라면 알리와 자라는 마음이 재벌쯤 되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형편이 어려운 부모를 이해하고 어린 동생을 다독이며 나보다 더 못한 이를 보살피는 알리와 자라,  이란의 가난한 뒷 골목, 거기에 천국이 있고 천사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