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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떨어진 지갑을 주웠다....함정에 빠진 양심


일요일 지인과 통화를 하던 중 다른 전화가 온다며 전화를 끊더니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다.
2주전에 친구랑 지방으로 놀러갔다가 휴게소에 들렀다가 지갑을 두고 나왔는데 한참을 가다 생각이 나서 차를 돌려 다시 찾아갔더니 가게 주인은 지갑을 못봤다고 했다.

잃어버렸나 했더니 주인이 먼저 cctv를 한번 보자고 해서 봤더니 지갑이 카운터 위에 놓여있었고 3-4살쯤 된 아이를 안은 여자와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계산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자가 지갑을 집더니 남편에게 주고 남편은 열어보지도 않고 자기 가방에 넣고는 계산된 물건들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화면이 깨끗치 않아서 얼굴은 잘 안보였는데 밖으로 나가서 타고가는 차량의 색깔과 차종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일요일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었던 것이다.

차량의 주인을 찾았으니 조사를 위해 한번 와야겠다고 하면서. 지갑만 찾으면 된다고 하니까 이건 절도죄라서 가볍게 끝날 일이 아니라는것이다.
지인과 친구는 일이 커지는 것 같은 기분에 당황스럽다고 했다.

                       ▲ 사진 : SBS 드라마

나는 그게 절도죄야?
되물으며  애기도 있는 젊은 부부가 어쩜 그럴 수 있냐며 혼좀 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다 얼마전 tv에 나왔던 뉴스가 생각나면서 혼란스러워졌다.
'혹시 그 부부는 지갑을 개인적으로 찾아주기 위해 나름 애쓰고 있었던 건 아닐까?'

현금지급기나 건물 안의 한적한 계단에 일부러 명품지갑을 떨어뜨려 놓고 20대 초반의 여자가 주워서 몇발자국 걸어가면 바로 뒤쫓아가 주운 지갑을 낚아채며 절도죄로 몰아 돈을 뜯어내는 범인이 잡혔다는 것이었다.

젊은 여자를 택한 이유는 그들의 명품 지갑에 대한 소유욕과 길에서 큰소리를 치면 당황하고 겁 먹어서 얼른 돈을 주고 사태를 마무리하려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피해자인 젊은 여성은 순간 나쁜 생각을 한건 맞지만 생각을 돌이키기도 전에 몇 발자국도 안가서 돈을 훔친 사람으로 몰아부치니 무섭고 창피했다고 한다.  

무서운 세상이다.

아이들이 어릴 땐 길에서 돈이나 물건을 주우면 학교 선생님이나 경찰서에 갖다주라고 했는데 이건 경찰서 문 앞에 가기도 전에 절도범으로 몰려서 전과자가 될 수도 있겠다.

당장 아이들에게 재교육을 시켰다.

길에서나 어디서나 남의 물건을 보면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그러면 네가 그 물건을 훔친 걸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으니 절대 건들지 말라고 했다.

물론 고의든 아니든 남의 물건에 욕심을 냈다면 그게 절도죄가 됐든 뭐가 됐든 벌을 받는게 당연하지만 의도적으로 함정을 만들어 놓고 사람의 양심을 흔든다면 그 함정에 안빠질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살면 살수록 절대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것들이 점점 많아지니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