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기에 숨겨진 비화

마라톤 경기는 두시간 넘게 계속 달려야만 하는 스포츠이다.
다른 스포츠같이 역동적인 장면도 없고 특별한 룰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한 인내력이 필요로 하는 운동이 마라톤 경기이다.

그런데도 마라톤 경기의 중계는 지루하기보다는 묘한 재미를 주는 종목이다.
아마도 인간의 한계를 볼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럴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마라톤 경기를 볼 때 늘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가 기록에 대한 객관성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의 코스 환경이 다 다를텐데, 경기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지금부터 마라톤 경기에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를 알아보자.

   마라톤에는 세계 신기록이 없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라톤에도 분명 세계 최고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은 케냐의 제프리 무타이(30)가 올해 4월19일 제115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세운 2시간 03분 02초다.(그러나 바람 영향으로 비공인 최고기록으로 기록됨)

마라톤의 종전 최고 기록은 에디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00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3분 59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의미적으로 인정되는 세계 최고 기록일뿐 이지 공인된 세계 신기록은 아니다.
이때 쓰는 용어를 잘 살펴보면 마라톤에서는 신기록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최고 기록이라는 말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왜 마라톤에서는 '세계 신기록'으로 공인하지 않을까?

스포츠 국제연맹에서 신기록으로 공인되는 종목은 정해져 있다.
주로 트랙을 잘리는 종목, 필드에서 행해지는 종목, 수영 등과 같이 정확히 규정에 정해진 장소나 같은 조건에서 행해지는 경기만 가능하다.

하지만 마라톤을 잘 생각해 보면 대회가 벌어지는 장소에 따라 조건이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우선 직선주로를 달릴 때와 곡선주로를 달릴 때, 그리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릴 때의 조건 등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각 마라톤 코스를 보면 이것들의 수가 제 각각이다.

따라서 같은 장소에서 마라톤을 하지 않는 한 똑 같은 조건에서 벌어지는 마라톤이란 있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국제연맹에서는 마라톤의 기록을 공식 세계 신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참고용 자료로 쓰기 위헤 '최고 기록'이란 말로 마라톤 기록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마라톤 42.195km 에 얽힌 비화

마라톤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즉 기원전 490년 벌어졌던 마라톤 전투에서 10배가 넘는 적군을 물리친 아테네군의 승리를 전하기 위해 아테네까지 약 40km를 달려와 승리의 소식을 전한 후 숨을 거두었다고 한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그런데 왜 마라톤의 거리는 42.195km가 된 것일까?

계산하기 편하게 40km로 한다든지, 42km로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어떤 사람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재었더니 42.195km가 나와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두 지점의 거리를 정확히 재어본 결과 39.909km였다고 한다.

실제 제1회 올림픽 마라톤 경기는 대략 40km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워낙 긴 거리를 코스로 정하다 보니 오차가 극심했다.
그래서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제1회 올림픽의 마라톤 코스를 다시 측정해 보았더니 36.75km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초기 올림픽 마라톤에서는 정획히 42.195km란 개념없이 대략 40km의 개념으로 경기가 치러줬다.
그래서 마라톤 거리는 40km를 기준으로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제8회 파리올림픽에서 정확한 코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42.195km를 마라톤 공식 거리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42.195km를 공식 거리로 정한 것일까?

이는 제4회 런던올림픽 대회 때의 마라톤 거리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대회조직위원회는 약 40km의 코스를 결정해 두었는데, 갑자기 메리 여왕이 마라톤의 출발을 보고 싶다고 하여 출발 지점을 바꾸면서 복잡한 42.195km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