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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복잡한 일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지혜


의외로 주위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면 세상 근심은 혼자 다 꺼안듯한 고뇌의 철학자들이 한둘은 있다.
세상일이란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닌데도 그들은 어리석게도 혼자서 근심을 달고 사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서 세상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 해가 뜨면 서리가 녹듯이 복잡한 일을 아주 간단하게 풀어 나가곤 한다.

이야기 하나

송나라 어사들이 있는 관아에 늙은 말직 관리가 한명 있었는데,
정직하고 강직하기로 이름이 나 있었다.

그는 지팡이를 들고 다니다가 어는 어사가 무슨 일을 잘못하면 즉시 지팡이를 들어 그 어사를 가리키곤 했다.


그래서 그 지팡이는 어사들의 잘잘못을 판단하는 상징이 되었다.

하루는 어사 범풍이 친구를 대접하려고 주방의 요리사에게 이러저러하게 요리를 준비하라고 세세하게 일러 말했다.
요리사가 "알았습니다. 분부대로 하리다." 하고 허리를 굽신거리는데도 어사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요리사를 붙잡고 한 말을 하고 또 했다.

그리고 나서 고개를 돌리는데, 그 늙은 말직 관리가 그를 향하여 지팡이를 들고 있지 않는가?
범풍은 이상하여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러니 그 늙은 말직 관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일을 하속들에게 시킬 때는 우선 그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런 다음은 그 일을 완수하라고 독촉하고, 그런 연후에 만약 일을 시킨 대로 하지 않았다면 
 율에 따라 처벌하면 그만인데, 이건 일을 시작도 안 해 놓고 그냥 시시콜콜 거듭 당부만 하니
 그래서야 무슨 큰일을 하겠는가? 

 가령, 임자더러 천하를 다스리라면, 그래 천하의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일일이 훈시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는 없겠지."

범풍은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야기 둘

송나라 간숙공 설규가 촉 땅을 다스리는 통수로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동문 밖에서 주연을 벌였는데, 성안에서 군사들이 난을 일으키다가 붙잡혔다.
변방의 정사를 관할하는 관리인 도감이 달려와 그 일을 고하자, 간숙공 설규는 난을 일으킨 군사들을 붙잡아 그 자리에서 당장 죽이라고 명했다.

민간에서는 그의 이 판결을 아주 고명하다고 칭찬했다. 

만약, 그렇게 당장에서 처결하지 않았더라면 반군들은 그 사이 어는 권세가들과 내통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반달이 넘어도 그 일을 처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군사들을 안정시키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두 얘기를 통해 이해하거나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다르다.

한가지는 일처리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지혜에 대한 얘기이고,
다른 하나는 일을 해결하는 데 시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두 얘기 모두 복잡해 질 수도 있는 일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특히 두번째 얘기에서 설규가 자기 공로를 자랑하려는 의도가 조금만 있어도, 그 일을 그렇게 간단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