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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거짓말을 간파하는 지혜


우리 주위에는 이상하리 만큼 상대에게 잘 속아 넘어가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어떠한 경우든 상대를 믿지 못하는 의심병 환자도 있다.


그런데 이 둘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다 상대방의 진의를 파악할 줄 아는 예리한 눈과 냉철한 머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구밀복검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말로, 겉으로는 꿀맛 같이 절친한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명나라 대사농 장진이 형부에 임직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부자(父子)가  서러 떨어져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그 아버지가 담을 뛰어넘어 아들네 집의 재물을 훔치러 들어갔다.
그런데 아버지가 들어온 줄 알리 없는 그 아들은, 도적이 들어온 줄로 알고 그를 때려죽였다.
그리고 나서 촛불을 켜고서야 자기가 아버지를 죽인 것을 알았다.

그 일을 재판하는 관리가 보니, 아들이 아버지를 때려죽인 것은 불효 중에서도 막심한 불효라 죽여 마땅하겠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건 도적인 줄 알고 죽인 것이라 죽일 죄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시일이 꽤 걸리도록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장진은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도적을 죽인 일로 본다면 가히 관대하게 처리할 일이지만, 그 불효 막심한 죄는 용서할 수가 없다.
 그렇게 부유한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가난에 못 이겨 도적이 되도록 만들었으니
 불효도 이런 대역무도한 불효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결국 그 아들은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


그러면 구밀복검의 거짓말로 남을 속이려는 자를 어떻게 간파할 것인가?
장진과 같은 혜안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을까?

아마도 사태를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현명함만이 답일 것이다.
그런 눈과 지혜를 가진다면, 모든 나쁜 무리들이 눈녹듯 사라지게 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