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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한 그들의 참모습은?


1866년 발생한 병인양요의 수난에서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가 145년 만에 돌아왔다는 소식은 올해의 주요 뉴스 중에서 가장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4월 14일부터 5월 27일까지 4차례에 걸쳐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고, 2달간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시도 열렸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가 어떤 과정을 통해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에서 보관되고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 보겠다. 

또한 그 과정에서 그들이 저지른 행위를 본다면 과연 그들이 문화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병인양요의 수난

1813년(순조13년) 이후 '외규장각도서포쇄형지안'에 보면,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는 1,042종 6,130책 분량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1866년 병인양요때 강화부의 궁전들과 외규장각도서 대부분들이 불에 타 없어지는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병인양요는 프랑스 천주교 선교사 9명이 극형에 처해진 것에 대한 항의와 보복을 위한 일련의 군사작전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프랑스군은 처음에는 별 저항없이 침입하였으나, 열흘도 안되어 조선군에게 포위당하는 형세가 되었다.
이렇게 되자, 즉각 강화도를 떠나기로 결정한 프랑스 지휘관 로즈 제독은 엄청난 만행을 저질렀다.

은괴 19상자를 발견한 프랑스군은 뒤이어 외규장각의 서고를 뒤졌다.
도서를 비롯한 귀중한 물품들을 발견한 로즈제독은 해군성 장관에게 보고서를 보냈다.
겉으로 보기에 꽤 가난해 보이는 강화읍은 각하에게 보내드릴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조선 국왕이 간혹 거처하는 저택에는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수많은 서적들로 가득 찬 도서실이 있었습니다.

위원회는 공들여서 포장한 340권을 수집하였는데, 기회가 닿는 대로 프랑스로 발송하겠습니다
.

그런데 프랑스군은 은괴상자와 외규장각의 중요 도서, 족자 등을 가져가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중국 지푸항으로 돌아간 뒤 로스제독이 해군성 장군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강화도 철수때 저지른 엄청난 파괴행위를 자행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즉시 모든 국가의 소유물들을 파괴하기 시작하였고, 200여 척의 정크를 침몰시켰습니다.
화약을 폭발시키고 무수한 창고들을 그 안에 있는 모든 물건과 함께 소각하였습니다.

임금의 저택과 관아가 남아 있을 뿐이었는데, 이 관아의 일부는 우리 군인들이 거처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제일 마지막에 파괴하였습니다.

... 중략...

본인은 본인의 계획대로 10일과 11일에 강화읍 관아의 파괴를 마치고 모두가 선박에 올라 일상의 업무로 돌아갔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강화부의 관아 건물과 그 옆의 여러 궁전 건물, 외규장각 건물 등은 모두 프랑스군 퇴각때에 파괴 방화되고 말았다.

또한 순조때에 외규장각에 안치된 도서가 약 1천여 종 6천 책이었는데, 그들이 가져간 도서가 200종 340책이었으니 나머지는 모두 이 방화의 만행으로 타버린 것이다.    <자료 : 왕조의 역사 외규장각도서를 찾아서>

                   ▲ 복원된 강화도 외규장각 건물

외규장각 도서는 분명히 약탈당한 귀중한 우리에 문화재이다.
그런데 5년마다 대여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약탈당한 우리의 문화재를 찾아오는데 반환이 아니라 대여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과거 강대국이라는 국가들의 야만적 침략 행위로 약탈된 문화재가 더 이상 억지논리로 정당화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해외에 유출된 우리문화재 현황

현재 우리나라 문화재청과 관련 기관들이 추산하는 통계에 따르면, 일본,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20개 국에 총 7만 5,000여 점의 우리 문화재가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본에서 확인된 것이 약 3만 5,000여 점으로 가장 많다.
이 밖에도 미국 1만 6,000여점, 영국에 6,600여점, 독일에 5,000여점, 러시아에 3,000여점, 프랑스에 1,000여점 등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들 전부가 약탈에 의해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는 아니겠지만, 상당수가 약탈에 의한 해외 반출인 점 또한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화재는 앞에서 알아본 외규장각 도서이며, 그 밖에 해외에 유출된 국보급 문화재들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 : 프랑스 국립도서관



◆ 왕오천축국전 : 프랑스 국립도서관



◆ 몽유도원도 : 일본 덴리대학 중앙도서관



◆ 수월관음도 : 일본 사사현 사가현립박물관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돌려받는 건 단기간에 이룰 수 있지는 않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강력히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민간차원에서도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