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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일을 타당하게 처리하는 제갈공명의 지혜


일을 타당하게 처리하는 지혜는 세상을 복잡하게 보고 세상일에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명쾌함 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환온(중국 진나라 대사마)이 촉을 토벌할 때에 제갈공명 당시의 사관이 아직도 살아 있었는데, 그때 나이 이미 백칠십이었다.

"제갈공명은 어떤 출중한 점이 있었소?"하고 환온이 물으니 사관은,
"출중한 점이 별로 없었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환온은, '그러면 그렇겠지. 제갈공명이 나보다 잘나면 얼마나 잘났겠느냐.'하는 교만의 빛이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나타났다.

그런데 잠깐 시간이 지난 뒤 사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제갈공명 이후 지금까지 그처럼 매사를 타당하게 처리하는 분은 못 봤습니다."

환온은 그 말을 듣고 그만 낯이 뜨거워졌다.

제갈공명은 남방을 평정한 다음, 그 지방의 원래 있던 수령들을 다시 임용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제갈량에게 권고했다.
"승상의 위력에 만이(남방민족)들이 이미 굴복을 한 것은 사실이오나, 만인들의 성미는 번복이 심하여
 오늘 순종했다가도 내일은 변절하는 법입니다.
 
 그리하오니 그들이 투항한 이 호기에 한인 관리를 세워서 그들을 다스리게 하심이 더 좋을 줄 압니다.
 그래야 그들이 우리 한인들의 정령(政令)과 교화를 받아들일 수 있어 10년 이내로 그들을 양민으로
 만들 수가 있을 줄 압니다.
 
이것이 좋은 계책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제갈공명이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한인 관리를 세운다면 반드시 군대를 남겨 놓아야 하는데, 군대를 남겨 놓으려면 군대들이 먹을
 양식이 있어야 하오.
 그런데 그것이 곤란하다는 것이 첫째 문제요.

 그리고 만이들은 금방 겪은 전란 속에 부모 형제들이 죽었기에 한인 관리만 세워 놓고 군대들을 주둔
 시키지 않으면, 그들이 한인 관리들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니 그 후환이 둘째 문제요.

 다음, 관리들의 일이란 사람들을 파직시키거나 살인죄를 다루는 것이 많은데, 이런 과정에서 한인
 관리와 만이들 사이의 원한들이 많이 쌓이게 되지요.
 이런 일들로 하여 결과적으로 한인 관리들은 토착민들의 신임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것이 셋쨰
 문제요.

 그러나 지금은 한인 관리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를 주둔시킬 필요가 없어졌소.
 따라서 그곳에다가 양식을 운반할 필요도 없어졌소.
 그런 데다 지금은 만이와 한인 간에 서로 무사하도록 대략적인 기강도 세워져 있소.
 나는 이러면 만족이오."

그 다음부터 제갈량이 죽을 때까지 만이들은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위 일화는 삼국지를 읽은 분들은 잘 아는 내용이다.

과연 매사를 타당하게 처리한다는 이 '타당' 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닐까?
제갈공명은 이 점에서 남보다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이다.

타당한 일처리를 한다는 것은 그 어떤 지혜보다도 세상을 보는 냉철한 혜안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