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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믿음과 정성이 하늘에 닿았나보다 '생쥐 신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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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부는 세 딸들에게 세상에 나아가 재주껏 신랑감을 골라 오라고 한다.
그리고 딸들은 3년후 만나기로하고 각자 신랑감을 찾아 떠난다.

첫째와 둘째는 부자이거나 잘 생긴 신랑을 만나 혼인을 하였고 막내는 산 속을 헤매다 쓰러진 자기를 구해준 생쥐나라 왕과 혼인을 하였다. 

3년후 집에 모인 세 딸에게 가난한 농부는 사윗감이 얼마나 잘 났는지 시험해 보려고 맛난 떡을 해오라고하고 고운 베를 짜 오라고 했다.

생쥐 신랑은 정성들여 떡과 베를 짜서 보냈다.

마지막으로 신랑을 데려오라고 하였는데 막내딸은 고민이 되었으나 생쥐신랑을 보여 드리기로 했다.
집으로 가던 중 강물을 건너다 물에 빠졌고 막내딸은 생쥐신랑이 죽을까봐 슬피 울었다.

그 때 갑자기 물 속에서 강한 빛과 함께 가마를 탄 멋진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생쥐신랑이었다.
하늘이 막내딸의 착한마음을 알고 생쥐를 사람으로 환생시켜 준 것이었다.
둘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



대부분 남자 주인공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예쁜 부인을 얻고 부자가 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렇게 정반대로 세 자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여자의 신분에 게다가 가진것도 없는 여자들 3명이 잘 난 신랑감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첫째와 둘째는 쉽게 좋은 신랑감을 만났지만 막내는 사람이 아닌 생쥐를 신랑감으로 맞이한다. 
사랑이 아닌 은인으로서 그를 남편으로 맞은 것이다. 

생쥐라는 볼품없는 외모를 막내딸은 오직 그 생쥐의 성품을 보고 배우자감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그렇다고해도 덜컥 그녀를 신부감으로 들인 생쥐의 무모함이 걱정스러웠지만 뭔가 있겠지하는 기대감(그동안 많은 동화책속에 나타난 반전들)으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생쥐의 당당함과 막내딸의 착한 심성에  박수를 보내겠지만 어른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선택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냈을 것이다.
외모와 달리 솜씨가 좋고 주변에 도와주는 생쥐들이 많아 생쥐신랑감은 막내딸의 부모에게 좋은 점수를 땄으나 얼굴을 보자는 부모님 말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다해도 솔직하게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자 생쥐신랑을 데리고 집으로 간다. 아마도 막내딸은 부모님께서 생쥐신랑을 직접 보시고 진정한 마음을 알게된다면 좋아하실거라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생쥐신랑에게 가졌던 마음처럼 말이다.
하지만 집에 가는 내내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을까? 
막내딸의 심성으로 보아 그녀는 혹여 생쥐신랑이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따라가는 생쥐신랑도 마찬가지였겠지.
자기로 인해서 막내딸이 부모에게 또는 언니들에게 상처를 받으며 어쩌나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당당하게 감추지 않고 자신들을 드러내 보이기로 했다.

그들에겐 믿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의 사랑에 하늘이 선물로 답해주었다.
생쥐신랑을 사람으로 환생시켜 준 것이다.

마음씨 착한 막내딸과 용감했던 생쥐신랑은 이제 정말 떳떳하게 부모님 앞에 나타날수 있게 되었다.
이런 해피엔딩에 다다르면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부부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내 믿음은 높이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