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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설경구, 문소리의 영화 '오아시스' - 삐딱한 눈에는 우리의 사랑이 위험해 보이겠지만

 

설경구, 문소리의 영화 '오아시스'

 

가족을 포함한 세상과의 소통이 부족한 종두와 공주는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그러다가 운명처럼 두 사람의 세상에 다리가 놓이고 서로에게 귀 기울여 가며 사랑에 취해 가는 두 사람.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 이들의 사랑은 위험하게만 보였나 보다.

 

큰형이 저지른 교통사고를 대신 뒤집어 쓰고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종두는 집으로 향하지만 옛날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전취식으로 경찰서에 나타난 동생을 통해서 찾아간 집에는 그를 반기는 어머니와 불편한 시선으로 그를 맞이하는 형과 형수가 있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 모두가 지쳐 보이는 이곳에서 종두는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데...

 

종두의 거친 언행은 자주 그를 궁지로 몰아 넣어서 그의 진정성을 오해 받기에 충분하다. 만약 내가 종두의 주변인이라 하더라도 그를 인내하며 진정성을 알아채기란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중증뇌성마비 장애인 한공주의 겉모습에 가려진 그녀의 내면을 알아채는게 더 쉬울지 모르겠다.

 

사회성 훈련이 필요해 보이는 종두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선상에 있어 그 자신과 가족들을 모두 고통스럽게 한다.

 

삐딱한 눈에는 우리의 사랑이 위험해 보이겠지만

오래된 낡은 주택에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여동생을 혼자 방치한 오빠와 만삭의 새언니는 이를 이용해 부부만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고 나중엔 피해 합의금을 가로채려는 시도도 한다.

공주는 오빠의 의도를 알지만 저항하지 않는다. 오빠 부부에게 자신이 더 이상 짐이 되는 게 싫어서 이다. 하지만 종두와의 사랑에 끼어 들려 하자 그녀는 강한 저항을 시도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그리고 아무도 이해하지 않으려는 종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

 

이 영화가 장애인이지만 이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낯설고 거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고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육체보다 정신의 장애가 더 문제라는 걸 보여 주려는 것인지 ...

 

아니면 이 모든걸 다 말하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 받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