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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 -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

 

지옥같은 이곳을 떠나 집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던 날들, 드디어 영희와 정민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싶었는데 그만 정민이의 손을 놓쳤다. 

총에 맞은 정민이를 두고 영희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1943년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 중국의 어느 전쟁터에 내린 정민이와 영희는 지옥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사는 게 죽는것만 못한 전쟁터에서 15세 전후의 어린 조선 여자애들은 매일 온몸으로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불타는 고통에도 죽을 수 없는 이유는 언제가는 고향에 가고 싶다는 열망 하나뿐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는 그 고향집 말이다.

 

경상도 거창의 아이와 상주 아이는 타지에서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훗날을 기약한다.

그러나 어린 소녀들에게 하루의 시작은 어제의 고통스런 기억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체 잘못했다고 빌고 용서를 구해도 가차없이 이어지는 폭력의 손길은 어린 영혼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오늘밤에는 꿈에라도 고향에 가고 싶다.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그동안 많은 자료를 통해 일본 위안부의 실체와 피해에 대해 접해 들었었다. 전해 듣는 제3자의 심정이 이럴진대 당사자 분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서 재가 되었을 것이다.

차라리 미쳐 버려서 기억을 도려 내고 싶을 것이다. 이럴때는 인간의 기억이라는 게 또다른 무기가 되어 돌아온다.

 

드디어 정민과 영희가  집에 가는가  했다. 

손잡고 앞으로 나가던 정민이가 뒤를 돌아보고는 자신을 향한 총구를 발견한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정민이는 고개를 돌려 영희에게 이렇게 말한다.

 

"언니야, 니 먼저 집에 가라" 몸은 집에 왔지만 아직도 지옥 속을 사는 영희와 몸은 그곳에 묻혔지만 이미 집으로 돌아왔을거라 믿고 싶은 가여운 영혼들의 날개짓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