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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 '케이 팩스' - 1천광년 떨어진 행성 K-PAX 에서 지구로 온 외계인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 '케이 팩스'


5년전에도 지구에 온 적이 있다는 사내는 자신을 외계인이라 신분을 밝히고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지구인의 모습을 하고 말을 하고 먹는 것까지 능숙(?)하게 해 내는 이 사내의 정체는 정신병자인가 외계인인가?


닥터 마크의 앞에 앉은 자칭 외계인의 이름은 프롯,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당당하고 안정적인 자신감을 가진 사내이다. 

처음엔 그저 과대망상증 환자로 치부했는데 점점 그의 이야기에 빠져 드는 닥터 마크는 혼란스럽다. 게다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그의 행성궤적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프롯이 하는 행동과 말들은 병원 환자들에게 치유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선각자처럼 혹은 구세주처럼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하는 프롯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가 1천광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올만큼 지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맛있는 사과때문만은 아닐듯한데 나름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꿰뚫고 있는것처럼 보이는 그의 정체가 이제는 신비스럽기만 하다.



1천광년 떨어진 행성 K-PAX 에서 지구로 온 외계인

'새로운 우주가 열려도 새로운 세상이 열리진 않아요. 현재의 잘못은 미래에도 남죠.', '예수와 부처는 훌륭했지만 그 신도들은 여전히 한심한 짓들을 하고 있지.' 

외계인의 신분을 가졌지만 프롯의 정체는 외계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의 말들은 시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의 그것을 넘어서고 있는듯 보여서이다.


단순한 흥미거리의 과학 공상 영화일거라는 예측과 달리 내내 대사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영화이다. 

지구의 흥망성쇠를 다 알고 있는 듯이 보이는 프롯의 정체가 혹시 몹시 병들어 있는 작금의 지구를 구할 메시아쯤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무기를 들고 지구에 침투한 외계인이 아니라 지구인보다 지구를 그리고 지구인을 더 사랑하는 외계인 캐릭터가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