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질렌할의 영화 '데몰리션'


10분전에 아내가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불과 몇 시간 전 출근길에 같은 차 안에 있던 아내 줄리아가 이제는 어디에도 없다는 말인데 데이비스의 표정은 상황 파악아 안되는 멍한 표정이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슬픔에 가득찬 남편 데이비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행동들은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데....


장례식에서도 큰 슬픔을 보이지 않더니 다음날 바로 회사에 출근했을때만해도 사람들은 데이비스가 아내를 잃은 슬픔을 일로 극복하려나 보다 했다. 

그러나 점점 비상식적인 돌출행동과 발언들은 회사 오너인 장인의 기분을 거스르기에 이르렀다. 데이비스의 행동 양상은 둘 중 하나 아내를 잃은 깊은 후유증이거나 생전에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거나 이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슬픈척이라도 할텐데 무념무상인듯한 이 남자의 무표정한 얼굴은 도리어 화를 돋구게 한다.


자판기가 먹어(?) 버린 125센트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현재 상태가 스스로도 궁금해진 데이비스는 자판기 회사 고객서비스 부서에 편지를 쓴다. 마치 내가 왜 지금 이러고 있는지 알려 달라는듯 말이다. 

어느 날 새벽 2시 고객님의 편지에 슬픔이 묻어 있어 전화를 했다는 자판기 회사 고객 서비스부 직원의 전화를 받는다. 이 시간에 전화하는 고객센타 직원의 성의는 무슨 의미인지.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서 또다른 데이비스의 모습이 보인다.



아내가 죽었고 남편은 홀로 남겨졌다

아내의 마지막 부탁이 되어 버린 냉장고 수리를 위해 냉장고를 분해해 버린 데이비스. 

점점 그가 분해하는 물건들이 많아진다. 분해하고 분해하면 저 깊은 안 쪽에 문제의 해답이 있을 줄 알았는데 분해하고 해체해도 아직은 답이 보이질 않는다. 

그럴수록 데이비스의 분해와 해체, 파괴는 계속 되고 결국 답을 알아 낸다. '나와 줄리아는 사랑했다. 내가 그 사랑을 돌보지 않았을뿐'


영화는 해피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사랑할 때는 사랑인줄 몰랐는데 사랑이 끝나고 나니 사랑인줄 알았네. 정신을 차리고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자 마자 멍해진 데이비스의 표정은 사실 눈물 보다 더 큰 슬픔을 느끼게 하였다.


슬픔과 그리움, 분노 등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회색빛 감정으로 표출되는 데이비스를 멋지게 소화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보석처럼 빛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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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영도나그네 2017.08.04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네요...
    평소에는 사랑인줄 모르다 정작 사랑이 끝나고
    나서야 사랑이라는걸 안다는것이 실감이 나는
    표현이군요..
    오늘도 덕분에 좋은 영화 소개 잘보고 갑니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2. BlogIcon 베짱이 2017.08.05 1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일깨워주는 영화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