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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 그들은 희생양이 필요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를 유치장에서 본 제리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자책감에 분노가 폭발한다. 

그러나 이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괴감에 자꾸만 엇나가는 제리.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왜 여기서 만나야만 했을까?


1970년대 영국 정부는 혼란스러운 아일랜드에 무장 군대를 보내 진압하고 있었다. 

골칫거리 아들 제리가 좀도둑질을 하다가 걸려서 한바탕 소동을 벌이자 아버지는 반강제로 아들을 숙모가 있는 런던으로 보낸다. 이 결정이 아버지를 비롯해 전 가족을 수렁으로 빠뜨릴줄 그 때는 아무도 몰랐다. 


런던 시내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수많은 사상자가 생겨나자 영국 경찰은 발빠른 검거 작전에 돌입하게 되는데 검거된 용의자는 다름 아닌 제리였다. 

설상가상 아버지를 비롯해 어린 동생과 숙모는 테러에 가담한 공범으로 전격 체포 된다.


아니라고 부정해도 계속되는 폭력과 협박 앞에 제리와 아버지는 강요된 자백을 하고 마는데.....



그들은 희생양이 필요했다

아일랜드인과 영국인의 민족 갈등 시기에 일어난 대규모 테러는 사상자가 발생한 쪽의 심각한 분노와 사회 갈등 양상을 빨리 잠재우기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다. 

불운하게도 그 희생양으로 제리네 일가족을 포함한 철없는 아일랜드 청년들이 단두대에 서고 말았다. 불리한 증거는 조작되고 유리한 증거는 제거되면서 아버지는 감옥에서 숨지고 제리는 종신형을 살게 된다. 

영화 '변호인'과 오버랩되는 장면들이 많다. 몸부림을 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외침은 힘을 잃어간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반쪽자리 해피엔딩이다. 제리와 다른 가족들은 잘못된 재판으로 풀려 났지만 아버지는 수감 중 숨지고 그에 대한 재판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사건에 연루된 형사나 관계자들 중 처벌 받은 이는 아무도 없다.


15년 세월동안 아버지를 잃고 무너진 제리네 가족들, 이들의 깊고 깊은 상처만 남았다.